교황 레오 14세가 1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케르케에 위치한 안티오키아 마론파 총대주교청 앞 광장에서 청년들과의 만남을 위해 도착하고 있다.(사진=AP)
레바논은 2019년 시작된 극심한 경제 위기와 2020년 발생한 베이루트 항구 폭발 참사 이후 청년층을 중심으로 수많은 국민이 나라를 떠났다. 최근에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전쟁이 재발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위기에 직면한 레바논 청년들의 발언을 들은 레오 14세는 “여러분은 물려받은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을 세울 수 있다”며 “여러분에게는 역사와 흐름을 바꿀 열정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레바논의 젊은이들이여, 삼나무처럼 강하게 자라나 희망으로 세상을 꽃피우고 나라가 기다리는 희망의 근원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여러분 안에는 어른들이 잃어버린 희망이 있다”며 “여러분은 더 많이 꿈꾸고 계획하고 좋은 일을 할 시간이 있다”고 강조했다.
AFP는 교황이 레바논 청년들에게 ‘록스타’급 환영을 받았다고 전했다. 교황을 보려고 몰려든 청년들은 휘파람과 박수를 보내며 휴대전화로 사진과 영상을 찍기도 했다.
레오 14세는 1975~1990년 레바논 내전 당시 전선 지역인 ‘그린라인’에 있는 순교자 광장에서 레바논의 여러 종교 공동체 지도자들을 만나 “평화를 건설하는 이들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모든 종소리, 모든 아잔(이슬람교에서 예배 시간을 알리는 소리), 모든 기도 소리가 하나의 높고 장엄한 찬가로 어우러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즉위한 후 첫 해외 순방길에 오른 레오 14세는 지난달 27일부터 튀르키예와 레바논을 연이어 방문하고 있습니다.
레오 14세는 2일 이번 순방의 마지막 일정으로 2020년 베이루트 항구 폭발 현장에서 기도하고, 베이루트 해안에서 10만 명이 모이는 미사를 집전할 예정이다.
그는 수년간 분쟁, 정치 공백, 경제 파탄에 시달린 레바논 방문을 ‘평화의 사명’이라고 표현했다. 레오 14세는 지붕 없는 개방형 차량을 주로 사용한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과 달리 폐쇄형 방탄차를 타고 레바논에서 이동했다.
레바논 곳곳에서 군 병력이 교황의 차량 행렬을 따라 배치되는 등 경비가 강화됐으나 시민들의 환대는 뜨거웠다고 AP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