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랠리 기대했건만…日· 금리 인상 가능성에 글로벌 국채 '출렁'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02일, 오후 06:57

[이데일리 김윤지 김겨레 기자] 연말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효과 등 소비 회복에 따른 시장의 랠리를 기대했으나 일본은행(BOJ)과 중국 인민은행(PBOC)의 연이은 정책 관련 발언이 투자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며 국채 가격과 비트코인 가격을 크게 흔들었다. 뉴욕 증시 역시 가중되는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다우존스 시장 데이터 등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주 중반 4%를 밑돌았지만 이날 0.72%포인트 오른 4.087%를 기록했다. 한 달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10년물 독일 국채 금리도 2.749%로 0.62%포인트 상승했다.

BOJ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자 글로벌 채권 시장이 하락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압력 아래 BOJ가 당분간 금리 인상을 미룰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날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의 발언이 이런 전망을 뒤흔든 것이다. 이날 우에다 총재의 발언 이후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1.879%로 치솟아 2008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2년물 국채금리도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를 넘어섰다. 특히 일본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공포를 확산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로 금리가 높은 나라 자산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BOJ가 정책 금리를 인상하면 엔화를 빌려 투자한 사람이 환손실을 피하고자 상환에 나서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여름 ‘블랙 먼데이’ 당시에도 BOJ의 금리 인상 등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대거 청산되며 글로벌 금융 시장이 큰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마켓의 매크로 전략 책임자 마이클 메트칼프는 “일본 금리가 정상화하는 것이 명확해질수록 일본 투자자는 해외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하거나 최소한 해외 채권 매수를 줄일 확률이 높아진다”며 “이는 각국 정부가 국채 발행을 늘리고 있는 시점에 중요한 핵심 공급원이 사라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채권 금리 상승(가격 하락)은 위험자산에도 타격을 줬다. 통상 미국이나 일본 국채 같은 안전자산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는 위험자산 회피 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날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0.53% 밀리는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1% 미만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가상자산 가격도 급락했다. 대표적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7% 이상 급락하며 8만 6321달러(약 1억 2676만원)까지 하락했다.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인 12만 6200달러(약 1억 8500만원)를 돌파한 이후 고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이더리움은 10% 가까이 하락해 2700달러(약 396만 5760원) 선으로 밀렸고, 솔라나는 8% 이상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비트코인 하락으로 약 10억 달러(약 1조 4688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며 시장의 충격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이 지난달 29일 성명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이 사기와 자금 세탁, 불법적인 국경 간 자본 흐름의 심각한 위험을 안고 있다고 경고하면서 ‘불법 금융 활동’이라고 규정한 것이 가상자산 가격 하락에 결정적인 타격을 줬다.

가상자산 금융기관 BNB 플러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패트릭 호스먼은 “시장과 경기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위험 노출을 빠르게 줄이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6만 달러(약 8800만원) 수준까지 되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아직 고통이 끝났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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