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 (자료사진)
코카콜라 페트병은 지난 2022년 9월 이전까지는 140엔이었으나 같은 해 10월 160엔, 2024년 10월에는 180엔으로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올해 또다시 가격을 인상했다. 원재료비와 용기, 물류비 상승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희망소비자 가격을 인상한 지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실제 소비자 접점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도쿄 시내 자판기 60여곳을 조사한 결과 200엔으로 인상한 페트병 음료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희망소비자 가격이 제조사가 제안한 권장 가격일 뿐, 이를 실제로 적용할지는 소매업자나 자판기 운영자의 재량에 달렸기 때문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처럼 일본의 물가 상승세는 이미 일상화한 지 오래다. 일본 총무성 통계에 따르면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10월 기준 43개월 연속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2% 이상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1989년부터 1992년까지 이어진 이른바 ‘거품 경제’ 시절의 45개월 연속 상승 기록에 근접한 수준이다.
특히 식료품 가격 상승폭이 두드러진다. 시장조사 업체 테이코쿠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올해 식품과 음료의 가격 인상은 총 2만 609개로 집계됐다. 지난해의 1.6배 수준으로, 2년 만에 처음으로 인상 품목이 2만개를 넘어섰다. 1회당 평균 가격 인상률도 15%에 달했다.
제조업체들도 과거처럼 가격 인상에 주저하지 않는 분위기다. 일본 최대 식품사 아지노모토는 자구 노력으로 흡수할 수 없는 비용은 상품 가격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나카무라 시게오 아지노모토 사장은 “일본만큼 가격에 엄격한 곳은 없다.(제조업체로서) 가격을 올리는 것은 두려웠다”며 “가격 인상으로 확보한 재원으로 임금을 올리면 직원의 사기도 오르고 품질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지노모토는 3년 연속 6% 수준의 임금 인상을 단행하며 물가와 임금이 함께 오르는 경제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간 지속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 익숙해진 소비자의 의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물가 상승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의 임금 인상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츠츠이 요시노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회장은 “제품 가격 상승을 봤을 때 그 배경에 임금 인상이 있다는 점을 소비자가 상상할 수 있는 소비자가 상상할 수 있도록 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