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겨냥 韓 등 8개국과 반도체·광물 공급망 협정 추진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03일, 오후 07:16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이 한국, 일본 등 8개 동맹국과 반도체와 핵심 광물 공급망을 강화하는 협정을 모색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발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제이컵 헬버그 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담당 차관은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에서 중국을 앞서기 위해 이 같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구상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미국의 노력으로, 오는 12일 백악관에서 열리는 첫 회의에 미국과 한국, 일본, 싱가포르, 네덜란드, 영국,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호주 당국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헬버그 차관은 이번 회의와 관련해 에너지, 핵심 광물, 첨단 제조, 반도체, AI 인프라, 물류·운송 부문 전반에 걸쳐 협정을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AI는 분명 미국과 중국의 양강 구도”라며 “우리는 중국과 긍정적이고 안정적 관계를 원하지만 경쟁할 준비도 되어 있다. 우리의 기업들이 중국에 휘둘리지 않고 혁신적인 기술을 계속 개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핵심 광물 공급망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수년간 노력해왔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리튬·코발트 같은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를 목표로 ‘에너지 자원 거버넌스 이니셔티브’(ERGI)를 출범시켰다. 바이든 행정부는 개도국의 광산 부문에 서방 투자와 기술을 유치하기 위해 광물 안보 파트너십(MSP)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미국을 포함한 서방 국가는 중국의 희토류 공급망 지배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및 영구자석 정제 능력의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2위 말레이시아는 4%에 불과하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는 미중 무역 갈등에서도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다.

헬버그 차관은 바이든 정부의 MSP가 핵심 참여국 수가 12개 이상이었으나 이번에는 핵심 광물을 포함해 AI 구현에 필수적인 기술 전반을 포괄하는 생산국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AI 공급망 계획에 대해 “중국에 대응하는 전략이 아니라 미국 중심 전략”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번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AI가 한 국가 경제 규모와 군사력에 미칠 혁신적인 영향력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AI 열풍의 일부가 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헬버그 차관은 이날 내무 메시지를 통해 “수십 년간의 실패한 세계화는 국내 산업도 보호하지 못했고 핵심 공급망도 지키지 못했다”며 “미국은 엄청난 자산과 기술적 우위를 활용해 리더십을 확보하고 그 혜택이 미국민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 공급망 확보 외에도, 교역 및 미국 수출 촉진, 특히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자력 에너지 수출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 미국 제조업 재건(신공장·제조시설 건설), 경제적 수단을 활용한 분쟁지역 안정화 등을 우선 과제로 꼽았다.

헬버그 차관은 팔란티어 출신으로, 국가안보 문제에 관한 기술 리더들과 미 의원들의 모임인 ‘힐 앤 밸리 포럼’(Hill and Valley Forum)의 공동 창립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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