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토스·오레오·콜라 먹고 암·당뇨?”…美샌프란에 무슨 일이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03일, 오후 07:16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 샌프란시스코시가 코카콜라와 하인즈, 네슬레 등 식품 대기업이 고의로 유해식품을 제조·마케팅해 미국인들의 건강을 해쳤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코카콜라. (사진=AFP)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시는 이날 크래프트 하인즈, 코카콜라, 켈로그 등 11개 식품 기업이 유해식품을 알고도 만들어 판매한 것은 캘리포니아의 불공정경쟁법 및 공공 위해 법률 위반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기업의 초가공 식품이 중독성을 일으켜 미국인들의 건강을 해치고 의료비를 치솟게 했다는 취지다.

샌프란시스코시로부터 소송을 당한 기업에는 펩시콜라와 켈로그, 제너럴밀스, 오레오 제조사 몬델레즈, 프루티 페블스 제조사 포스트 홀딩스, 팝타르트 제조사 켈라노바, 스니커즈 제조사 마즈 등이 포함됐다. 이날 뉴욕증시는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포장 식품 지수는 1.2% 하락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초가공 식품이 급증하면서 비만, 암, 당뇨병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장병과 당뇨병은 샌프란시스코의 주요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로, 저소득층에서 발병률이 높다. 샌프란시스코는 초가공 식품 관련 기만적 마케팅 금지 명령과 건강 영향 완화 조치, 지방정부의 의료비 부담을 보전하기 위한 민사 벌금 등을 요구했다.

데이비드 치우 샌프란시스코 검사는 “이 기업들은 초가공 식품으로 공중 보건 위기를 초래하고 막대한 이익을 남겼다. 이제는 책임을 져야 할 때”라며 “이들 식품의 중독성은 의도치 않은 결함이 아니라, 애초에 설계된 기능”이라고 밝혔다.

식품업계는 가공식품이라고 해서 건강에 해롭다고 분류해선 안 된다고 맞서고 있다. 식품업계 단체인 소비자브랜드협회(CBA) 정책 담당 수석 부사장 사라 갈로는 “최근 식품업체들은 단백질과 섬유질을 늘리고 설탕과 나트륨, 인공색소는 줄인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전체 영양소 함량을 무시하고 음식을 악마화하는 것은 소비자를 오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초가공 식품이란 설탕과 인공 색소, 감미료, 유화제 등 인공화합물을 첨가해 여러 번 가공한 식품으로, 비만과 당뇨병,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지방자치단체가 식품 기업을 상대로 초가공 식품 관련 소송을 제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초가공 식품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산하 보건통계국에 따르면 미국 어린이들이 일일 섭취량 가운데 60% 이상을 햄버거, 과자, 빵, 피자 등 초가공 식품에서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는 캠벨사의 한 임원이 자사의 치킨 수프를 두고 “초가공 식품이며 가난한 사람들이나 먹는 음식”이라고 말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캠밸은 즉시 해당 임원을 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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