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연말 임시직 채용 전망, 전년比 최대 40% 급감
2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전미소매연맹(NRF)이 회원사 설문을 진행한 결과, 미 소매업체들은 올해 연말 쇼핑시즌에 임시직 26만 5000~36만 5000명을 채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44만 2000명을 뽑았던 작년과 비교하면 최대 40% 가까이 줄어든 규모다.
최근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초반 매출이 호조세를 보인 것과는 대비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어도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은 전년보다 4% 이상, 사이버먼데이 매출은 7% 증가했다. NRF는 올 연말 전체 매출이 전년대비 3.7~4.2% 늘어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매출 증가 상당 부분이 실제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가격 상승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다. 세일즈포스 조사에서 블랙프라이데이 상품 가격이 7% 뛰는 동안 구매 물량은 1% 줄었다. 소비자들이 물건을 더 많이 사기보다는 같은 물건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얘기다. 매장 입장에서는 고객 응대에 필요한 인력도 그만큼 덜 필요하다는 의미다.
미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는 여전히 경제를 떠받치고 있지만, 소비자 심리는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25일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11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88.7로 전달보다 6.8포인트 급락했다. 이는 4월 이후 최저치로 다우존스 전망치인 93.2를 크게 밑돌았다.
실업률도 서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고용지표 발표가 지연된 가운데, 가장 최근인 9월 보고서에 따르면 실업률은 4년 만에 최고치인 4.4%까지 치솟았다. 올해 연간 일자리 증가율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과 대공황 이후 최악의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CNN은 짚었다.
◇소비심리 악화·경기 불확실성 확대…신중해진 기업들
이들 지표가 내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 신호로 받아들여지며 기업들도 채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월마트와 타겟 등 일부 대형 유통업체들은 계절적 인력을 늘리는 대신 정규직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근무 시간을 제안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연말 수요에 대응해 임시직 채용도 예고했으나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NRF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크 매슈스는 “정규직 근로자의 퇴직률이 줄어 소매업체들은 예년보다 양호한 기본 인력을 확보한 상태로 연말연시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노동부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소매업 종사자는 전년대비 7만명 늘었지만, 이는 0.5% 증가에 불과하다고 CNN은 부연했다.
재취업·전직 등을 지원하는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는 자체 조사 결과 올해 소매업계의 연말 시즌 채용이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팬데믹 첫해 연말보다 적은 규모다.
이 회사의 부사장인 앤디 챌린저는 “지난 1년 반~2년 동안 미 노동시장이 꾸준히 침체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특히 물류창고 등에서 채용 감소를 주도한 한가지 요인은 몇 년 전까지 심각했던 인력난에 대응해 기업들이 도입한 자동화 확대”라고 말했다.
(사진=AFP)
◇구직자는 넘치는데…“자리 찾기 경쟁 치열”
한편 일자리는 줄어드는데 연말 ‘알바’를 찾는 구직자는 오히려 늘어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구직사이트 인디드닷컴에 따르면 시즌 한정 일자리를 찾는 검색 건수는 2023년 이후 50% 급증했다.
NRF의 마크 매튜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부 업체가 다소 보수적으로 움직였지만, 필요가 생기면 지금이라도 추가 채용에 나설 수 있다. 관망하던 일부 소매업체들이 막판에 인력 충원을 서두를 여지도 있다”며 연말 매출 흐름에 따라 제한적이나마 채용이 이뤄질 가능성을 열어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