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해싯, 존경받는 인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주재한 각료회의에서 이처럼 밝히면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함께 “후보 명단 10명을 검토했고 이제 1명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콧에게 그 직책을 맡아보라고 이야기했지만 그는 원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시장에선 차기 연준 의장 지명 결정이 연내 이뤄질 것으로 예상이 우세했으나 그보다는 늦춰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사진=AFP)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회의 직후 열린 별도의 행사에서 이를 사실상 인정하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 컴퓨터 제조업체 델 테크놀로지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 부부의 거액 기부를 발표하는 행사에서 참석자들을 소개하면서 행사에 함께 한 해싯 위원장을 “잠재적인 연준 의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렇게 말해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는 매우 존경받는 인물”이라면서 “케빈, 고맙다”고 말했다.
◇ 트럼프, 새 인물로 연준 장악하나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과 동시에 수시로 파월 의장을 비난하며 연준에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해왔다. 새로운 연준 의장 후보 지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재편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파월 의장을 비판하며 그를 “당신의 대통령을 좋아하지도 않는 완고한 황소”라고 표현했다. 파월 의장은 의장 자리에서 내련 온 이후에도 연준 이사로서 2028년 1월까지 남아 있을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금리를 인하하도록 파월 의장을 압박할 뿐만 아니라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을 시도하면서 백악관과 연준 간 충돌이 이어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쿡 이사가 주택담보대출 사기에 연루됐다고 주장했지만, 쿡 이사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현재 쿡 이사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이 소송은 연준이 백악관의 압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금리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의 한계를 시험할 중대한 사건이 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평가했다.
연준 의장으로 누가 지명되든 상원의 인준을 필요로 한다. 만약 연준 외부 인사가 지명된다면 오는 2월 1일부터 시작되는 14년 임기의 연준 이사 자리를 함께 맡을 가능성이 크다.
◇ 해싯은 누구?…“강한 비둘기파”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학자 출신인 해싯 위원장은 ‘강경 비둘기파’로 알려졌다. 그는 컬럼비아대 교수와 연준 경제학자를 거친 보수 성향의 거시·조세 정책 전문가로 통한다. 2000년대 중반에는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에 몸담으며 세제 개혁, 시장 행동, 경제성장을 집중 연구했다.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을 지내며 법인세 감세, 규제 완화, 경기부양 중심 정책을 추진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과 함께 그는 올해 NEC 위원장으로 행정부에 복귀하면서 통화·재정 전략을 설계하는 중심적 인물으로 다시 부상했다. 그는 일관되게 성장 촉진, 차입 비용 인하, 자본 이동 장애 축소를 지지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이는 ‘강한 비둘기파’로서 금리 인하 주장과도 일치한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