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학생단체, '징병제' 우려에 수업거부 예고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03일, 오후 09:49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독일 정부가 징병제 부활을 염두에 두고 병역제도 개편을 추진하는 가운데 학생단체가 수업거부 투쟁을 예고했다.

(사진=AFP)
3일(현지시간) 주간지 차이트 등에 따르면 ‘병역의무에 반대하는 학교파업연대’는 “규율과 복종, 살상을 배우려고 인생의 반년을 막사에 갇혀 지내고 싶지 않다”며 “연방의회에서 병역법 개정안 표결이 예정된 오는 5일 학교 수업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등 전국 약 90개 지역에서 파업위원회를 조직하고 학교에 가는 대신 시위에 참여하기로 했다. 경찰은 베를린에서만 학생 약 3000명이 파업 시위에 참여할 것으로 파악했다.

교육과학노조(GEW), 군축을 요구하는 정당 자라바겐크네히트동맹(BSW) 등이 이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지역 교육당국은 수업을 빼먹고 집회에 참가하면 무단결석으로 처리하겠다고 경고했다.

독일 정부는 군복무를 자원한 신병이 목표치에 못 미칠 경우 의회 의결을 거쳐 징병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2027년부터는 만 18세가 되는 남성 약 30만명이 입대를 전제로 한 신체검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18만3000명인 현역 군인을 2035년 최대 27만명으로 늘리는 게 국방부 목표다.

징병제에 대한 여론은 세대에 따라 엇갈린다. 지난달 여론조사기관 시베이 설문에서 전체 응답자의 68%가 의무 군복무에 찬성했지만 18∼29세 청년층에서는 찬성이 48%에 그쳤다.

청년들은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추첨으로 군대에 갈 수도 있다는 데 거부감이 크다. 학교파업연대는 “총알받이로 희생되고 싶지 않다. 우리와 친구들이 제비뽑기로 살인과 죽음에 내몰리는 걸 가만히 지켜보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