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에서 케네디 주니어의 반백신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대. AFP
ACIP는 이날 회의에서 신생아 B형 간염 백신 접종을 ‘바이러스 양성으로 나오는 1% 미만의 산모가 낳은 신생아’에게만 권고하는 안을 표결로 채택했다. 현재 B형 간염 백신은 신생아의 감염을 최대한 빨리 차단하기 위해 생후 24시간 안에 접종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B형 간염에 걸린 신생아 중 약 95%는 만성 간염으로 진행된다.
ACIP는 산모가 바이러스 음성인 경우 신생아의 B형 간염 백신 접종을 시작할지 여부와 시기를 의료 제공자와 산모가 논의하도록 했으며, 생후 2개월이 지날 때까지는 첫 접종을 하지 않도록 했다.
신생아 B형 간염 백신 접종은 1991년 도입된 이후 34년 동안 유지돼왔으나 이번 결정으로 폐기되게 됐다.
이번 권고안은 CDC에 최종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ACIP는 의료계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의사들이 참여해 의사 결정을 내리며 CDC 소장은 이를 대부분 채택해왔는데, 케네디 주니어 장관이 지난 6월 모든 위원을 해임하고 자기 성향에 맞는 인사들로만 ACIP를 구성해 의료보건학계와 마찰을 빚어왔기 때문이다..
CDC는 권고안을 채택하는 형태이긴 하나 보험 보장 범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 결정이 의료 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전문의인 빌 캐시디 공화당 상원의원(루이지애나)조차 “수십년 간 B형 간염 환자를 치료해 온 전문의로서 이 백신 일정 변경은 실수”라며 이번 결정에 반발했다.
미 보건당국은 케네디 주니어 장관 취임 이후 기존 정책을 폐기하며 노골적으로 반백신 입장을 취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노인 같은 고위험군에도 권하지 않도록 했고, 4세 이전에는 홍역·볼거리·풍진·수두(MMRV)를 한 번에 예방하는 혼합백신을 접종하지 말라는 권고안도 채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