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동맹은 아이 아냐…韓같은 모범동맹은 특혜”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07일, 오후 07:07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6일(현지시간) 한국, 폴란드, 독일 등 최근 국방비를 늘린 국가를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이후 동맹들이 더 많은 책임을 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7일 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헤그세스 장관은 레이건 국방포럼 연설에서 “동맹은 아이가 아니다. 그들도 자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12월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시미밸리에 위치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에서 열린 ‘레이건 국방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AFP)
동맹의 ‘자기 방어 책임 강화’를 포함해 이날 나온 헤그세스 장관의 발언들은 지난 4일 공개한 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NSS)을 구체화하는 동시에 곧 발표할 국방부의 전략 지침을 예고한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해석했다.

그는 이날 한국을 포함해 미국의 국방 지출 확대 요구에 부응한 ‘모범 동맹들’로 칭하고 “우리로부터 특혜(special favor)를 받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단 방위를 위해 자기 역할을 여전히 못 하는 동맹들은 결과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3.5%를 핵심 군사 지출에 쓰고, 재래식 방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미 정상 간에 합의해 지난달 13일 발표한 공동 팩트시트에 명시한 내용이다.

그는 NSS에 포함된 서반구 중심의 새로운 군사전략 구상도 언급했다. 헤그세스는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 본토와 서반구를 최우선으로 한다. 다른 지역에도 위협은 존재하지만 동맹이 스스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은 다른 나라의 내부 문제에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NSS는 미국 본토와 서반구 방어, 인도태평양에서 대만 방어와 중국 억제를 우선순위로 명시하고서 이를 위해서는 동맹이 자기 지역의 방어를 주로 책임지고 집단 방위에 더 많이 이바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 억제와 관련해선 더 유화적인 접근을 취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현 행정부는 중국과 안정적 평화, 공정한 무역, 상호 존중의 관계를 추구한다”며 “중국의 ‘역사적 규모의 군사력 증강’을 존중하는 정책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들의 군사력 증강이 얼마나 빠르고 강력하면서 총체적인지에 대해선 냉정히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이 국익 최우선에 맞춰져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탈냉전기 미국 외교정책을 정면 비판하며 “미국의 유토피아적 이상주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그는 과거 대통령과 장성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기존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공상적 이상주의는 버리고 현실주의로 돌아가야 한다”며 “민주주의 확산, 군사 개입주의, 목적이 불분명한 전쟁, 정권교체, 기후변화, ‘각성(woke)’ 도덕주의, 무책임한 국가 재건과 같은 것에 미국이 더는 발목 잡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국익을 최우선에 둘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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