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홍콩은 이날 오전 7시 30분(현지시간) 입법회 선거 투표를 개시했다. 총 90명의 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161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12월7일(현지시간) 홍콩 타이포 지역에서 지지자들이 입법회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사진=AFP)
이번 선거는 80년 만에 최악의 화재 사고로 기록된 왕 푹 코트 아파트 참사 이후 11일 만에 치러지는 것이다. 홍콩 정부는 참사 여파를 수습하는 동시에 입법회 의원 선거도 실시할 수 있다며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이번 선거는 중국이 2021년 ‘애국자만’ 출마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아 홍콩 선거제를 개편한 뒤 두 번째로 치러지는 입법회 의원 선거다. 모든 입법회 후보자가 출마 전에 ‘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CERC)’의 정치적 충성도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사실상 반정부 성향 후보는 모두 걸러진 상태로 선거가 치러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21년 선거제 개편 이후 처음 치러진 선거는 역대 최저 투표율(30.2%)을 기록했다. 이번 화재가 유권자 참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역구 선거의 투표율은 오후 1시 30분 기준 15.18%로 집계됐으며, 62만 7139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는 2021년 같은 시각보다 약 1%포인트 높은 수치지만, 2016년 기록한 18.88%에는 못 미친다.
지역구별 투표율은 신계 남서 지역이 낮 12시 30분 기준 13.66%(6만 4356명)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반면 서구룡 지역은 12.41%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대형 화재가 발생한 타이포가 포함된 신계 북동 지역은12.44%로 그 뒤를 이었다.
아직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타이포 지역에서는 평소보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투표가 이뤄졌다. 왕푹 코트 주민인 에릭 아우(38) 씨는 SCMP에 “민주파 최대 정당인 민건련(DAB)의 승리를 막기 위해 홍콩상공전문인연맹(BPA)에 투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래는 투표할 생각이 없었지만, 민건련이 이기는 것은 원치 않는다. 그들은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며칠 동안 우리에게 가장 많은 도움을 준 사람이 누구인지 보고 그 사람을 지지했다”며 “당선자는 반드시 화재 피해 주민들의 재정착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