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EU 정상, 종전안 논의…“영토문제 매우 복잡”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09일, 오전 06:29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만나 논의한 종전안을 다음날 미국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다우닝가 총리실에서 4자회담을 진행하기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부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 다우닝가 총리실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2시간 넘게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등과 관련해 회의를 진행한 이후 기자들에게 이처럼 밝혔다.

그는 “미국은 기본적으로 타협점을 찾자는 것”이라면서도 “영토 문제는 매우 복잡하며 아직 어떠한 타협도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크라이나는 어떤 땅도 내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논의된 평화협정 수정안은 20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말했다.

미국 협상 대표단은 평화협정을 두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단과 각각 논의 중이나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당초 미국 측이 우크라이나에 전달한 평화 구상안은 총 28개 조항으로 이뤄져 있으며, 우크라이나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양보하고, 우크라이나군을 60만명 규모로 축소한다는 등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들이 대거 포함돼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반발을 샀다. 이후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반영해 19개 조항으로 구성된 새 종전안을 논의됐으며, 영토 문제, 나토 가입 금지 등 핵심 쟁점은 정상들이 결정하도록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지난주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플로리다를 찾아 미국 대표단과 회동했으나 이렇다 할 해결책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수정안을 들고 모스크바를 방문한 이후에 이뤄진 것이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밤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의 제안을 읽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유럽 정상들도 미국과 이견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스타머 총리는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한다”며 “만약 휴전이 이뤄진다면 그것은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휴전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츠 총리 역시 “지금이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시기”라면서 “미국 측 종전안 세부 내용 일부에 회의적이지만 그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미세한 균형점을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미국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있고, 유럽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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