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트레이더들, 연준 금리인하 전망 바꿨다…내년 3회→2회로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10일, 오전 10:33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크게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거나 멈출 것이란 예상이 전 세계적으로 커지는 가운데 나온 움직임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선물·옵션 거래 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2026년 한 해 동안 총 0.5%포인트(50bp)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중에서도 내년 상반기에 금리 인하가 집중될 전망이다. 이는 오는 1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되는 0.25%포인트 인하에 더해 추가로 이뤄질 인하분이다.

트레이더들의 2026년 연준 금리 인하폭 전망 (단위: 베이시스포인트, 그래픽=블룸버그통신)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시장은 내년에 3회 인하(75bp)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전망이 급격히 매파적(금리 인하에 신중한 입장)으로 바뀌었다.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 유럽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번 전망 변화는 주요 고용 지표 발표를 앞두고 나왔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이 이날 발표한 미국 10월 구인 건수는 767만건으로 시장 전망치(712만건)를 훌쩍 뛰어넘었다. 노동시장이 강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도 높게 유지되고 있는 만큼, 금리를 내릴 경우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라이프 인베스트먼트의 로렌 굿윈 수석 시장 전략가는 “우리는 연준의 경로에 대해 시장보다 약간 더 매파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2026년 연준이 금리를 오히려 올릴 가능성도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이것이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는 아니라고 밝혔다.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금리를 크게 내리면 연준의 물가 안정 능력에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고 굿윈 전략가는 설명했다.

이같은 전망 변화는 금융시장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연준 정책 경로를 밀접하게 추적하는 담보부 익일물 금융 금리(SOFR)에 연계된 선물 시장에서 2025년 12월물과 2026년 12월물 간 격차가 지난 6월 이후 가장 작아졌다. 내년 말까지 금리 인하 폭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을 반영한 것이다.

SOFR 옵션 시장에서는 최근 비둘기파적(금리 인하에 적극적인 입장) 헤지 거래가 집중됐다. 다만 목표 시점은 내년 상반기에 몰려 있다.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내년 중반쯤 끝날 것에 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향후 전망은 오는 11일 FOMC 회의에서 나올 신호에 달려 있다. 11월 고용 지표는 오는 16일, 12월 고용 지표는 내년 1월 9일 발표된다. 연준의 다음 정책 회의는 내년 1월 28일이다.

국채 시장도 변화하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9월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가 이날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채 투자자들은 롱(매수) 포지션을 줄이고 중립 자세로 돌아서고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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