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10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인도를 방문 중인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동한 뒤, 내년부터 2029년까지 4년에 걸쳐 175억달러(약 25조 7400억원)를 인도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MS가 이날 공개한 투자 계획은 지난 1월 발표한 30억달러(약 4조 4100억원) 투자 계획을 대폭 확대·보완한 것으로, 이 회사가 아시아 지역에서 단행한 최대 규모 투자다. 투자금은 초대형(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 국가 플랫폼 AI 내재화, AI 전문 인재 2000만명 양성 등에 쓰일 예정이다.
아마존도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마존 삼바브(Smbhav) 서밋’에서 오는 2030년까지 인도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에 350억달러(약 51조 4700억원) 이상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MS와 비교해 투자 기간은 1년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투자 규모는 두 배에 달한다.
아마존은 투자금이 AI 기반 디지털 전환, 수출 확대, 일자리 창출에 집중 투입될 것이라며, 투자 효과로 2030년까지 일자리 100만개 추가 창출, 수출 4배 증가(800억달러), 중소기업 1500만곳에 AI 기술 혜택 제공 등을 기대했다.
이외에도 구글이 최근 150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약속했고, 인텔은 지난 8일 인도 타타 일렉트로닉스와 제휴해 반도체 및 AI용 칩 제품 생산 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오픈AI 등 다른 빅테크들 역시 인도를 콕 집어 데이터센터 투자처로 지목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인도는 현재 글로벌 빅테크들의 ‘AI 투자 경쟁의 장’이 되고 있는 셈이다.
◇정책 지원·풍부한 인재…성장잠재력 큰 마지막 미개척지
이처럼 주요 글로벌 빅테크들이 인도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인도 정부가 ‘AI 강국’을 목표로 기술 생태계와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충 등 적극적인 정책 지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인도 반도체 미션’ 프로그램 아래 총 180억달러(약 26조 4800억원) 규모의 10개 반도체 프로젝트를 승인하고, 클라우드 인프라 확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 인도의 AI 산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아직까진 인도가 반도체와 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선진국에 뒤처져 있는 것으로 평가되지만, 역설적으로 이러한 ‘부족함’이 빅테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13억 인구의 거대 내수시장 △풍부하고 숙련된 기술 인재풀 △공공예산 주도형 투자 △효율적인 규제 환경 등 막대한 성장 잠재력은 다국적 기술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진단이다. 인도는 연간 7% 이상 높은 경제 성장률을 지속하고 있으며, 인도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7%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또한 인도는 미·중 갈등 속에 신뢰할 수 있는 기술 파트너로서 전략적 가치도 크다. 미국의 규제 등으로 인도는 기술 공급을 외국에 장기간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빅테크 입장에선 안정적인 고객 확보를 보장한다.
특히 민감한 정보의 해외 유출 방지 등 국가안보를 위해 자국에 독립적인 인프라 및 데이터센터를 구축해야 한다는 이른바 ‘소버린 AI’ 추세는 인도 내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하는 주요 원인이다. 빅테크들은 인도가 향후 칩 설계·제조·AI 인프라까지 한꺼번에 묶는 전략적 거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날 발표한 투자 계획이 인도의 최우선 국가 전략인 ‘AI 생태계 구축’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외신들도 “급성장이 기대되는 인도의 AI 산업 및 디지털 경제는 글로벌 기술기업들 입장에선 ‘마지막 미개척지’로 보일 것”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