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3연속 금리인하…극심한 이견 속 '당분간 스톱' 시사(종합)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11일, 오전 05:34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올해 들어 세 번째로 인하했으나, 위원들 간 이견이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하게 드러나면서 향후 추가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10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추가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3.50~3.75%로 내려갔다. 한국 기준금리(2.5%)와 차이는 125bp로 줄어들었다. 연준은 올 들어 9월부터 세차례 연속 금리를 내렸다.

무려 3명의 반대표가 나오면서 만장일치는 아니었다. 이는 2019년 9월 이후 처음으로, 정책 방향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으로 평가된다.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0.5%포인트 ‘빅컷’를 주장한 반면,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와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금리 동결을 선호했다.

이처럼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와 매파(통화긴축 선호)가 서로 다른 방향에서 반대를 표명한 것은 연준 내부가 인플레이션과 고용 중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에 대해 크게 갈려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FOMC 성명은 “위원회는 향후 금리 조정의 폭과 시점을 판단함에 있어 유입되는 데이터, 경제전망, 위험 균형을 면밀히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2024년 말 금리 동결 기조를 암시했던 문구가 다시 등장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추가 인하의 문턱이 높아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FOMC가 공개한 금리 전망치(점도표)에 따르면 내년말 금리 중앙값은 3.4%, 내후년말 중앙값은 3.1%다. 위원들은 2026년에 한 차례, 2027년에 또 한 차례 추가 인하를 단행한 뒤 장기 기준금리를 약 3%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점도표는 위원들 간 금리 경로에 이견을 여전히 보여줬다.

점도표에서 의결권이 없는 참석자 4명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시사했으며, 7명의 위원은 내년에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연준의 판단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경제지표다. 인플레이션은 2% 목표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둔화세가 정체된 반면, 노동시장은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월 기준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2.8%로 수개월째 목표치를 뚫고 있으며, 실업률은 4.4%로 상승했다. 물가가 내려가지 않는 동시에 고용이 약화되는 조합은 연준의 통화정책 운용을 크게 제약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준은 경제전망에서 2026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물가상승률은 2028년까지 목표치인 2%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의 선호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9월 기준 2.8%로 목표 대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연준은 또 이날 초단기 자금시장 불안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부터 재무부 국채 매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우선 400억달러 규모의 단기 국채를 매입하고 향후 몇 달간 높은 수준의 매입을 유지한 뒤 점차 축소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제롬 파월 의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정책기조 합의를 유지해야 하는 민감한 시점에 나왔다. 파월 의장은 앞으로 3번의 회의만 남겨두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은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위원들간 이견이 큰 상황에서 내년 FOMC는 그 어느 때보다 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차기 의장 선임 과정이 연준의 정책 신뢰도와 연속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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