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후원룽 중국사회과학원 공업경제연구소 부연구원이 11일 오후 베이징 켐핀스키호텔에서 열린 ‘산업연구원 북경지원 설립 20주년 국제세미나’ 기조 강연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딥시크 등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 역시 AI를 국가 전략으로 두고 있어 양국이 AI를 통해 협력 가능한 부분이 많다는 판단이다. 후 부연구원은 “한국은 하드웨어와 제조 분야에서 최정상 우위를, 중국은 소프트웨어 응용과 시장 규모에서 우위를 보유해 자연스러운 협력 순환 구조를 구성했다”며 “양국 정부 모두가 AI를 국가 전략 핵심에 뒀고 혁신과 국제 개방을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2017년 ‘차세대 AI 발전 계획’을 발표한 후 올해 8월엔 ‘AI+ 행동 심화 추진에 관한 의견’을 통해 2030년까지 세계 주요 AI 혁신 중심지로 도약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중국의 이러한 AI 성장 전략의 목표가 한국과도 부합한다는 것이다.
후 부연구원은 “한·중은 AI 분야에서 단순 경쟁이 아닌 깊은 전략적 상호보완성을 지녔다”며 “한·중 AI 협력 심화는 동아시아, 나아가 글로벌 AI 가치 사슬을 공동 주도하는데 도움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중 AI 산업 발전 협력에 대해 AI 반도체·고급 하드웨어, 자율주행·스마트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케어·건강 서비스, 로봇 기술·스마트 제조, 스마트 시티·디지털 거버넌스 5개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후 부연구위원은 “중국 칩 설계 기업이 삼성의 첨단 공정을 활용해 중국 시장에 맞는 AI 칩 성능과 소비 전력을 최적화할 수 있다”며 “중국 자율주행 시스템을 한국 브랜드 완성차에 통합해 글로벌 시장을 위한 레벨3·4단계 스마트카를 공동 개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AI 플랫폼을 활용해 새로운 약물을 공동으로 개발하거나 한국의 정밀 산업용 로봇을 중국 AI 알고리즘과 결합해 세계 스마트 팩토리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한·중이 AI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고위급 전략 대화 매커니즘 등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 후 부연구위원은 “차관급 이상 ‘한·중 AI 산업 전략 협력위’를 설립해 정기적으로 산업 정책 조정 등을 추진할 수 있다”며 “공동 연구개발과 표준 구축을 추진해 핵심 분야 정부 기금과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설립하면 양국 혁신 기술이 업그레이드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한·중 협력의 새로운 주체로 중견기업을 발굴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이문형 전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전 산업연 북경지원장)는 기조 강연에서 ‘연리지’ 전략을 제시하면서 “한·중에서 기술 병목현상을 일으키는 기술들은 조립과 제조 중심 대기업이 아닌 연구개발 중심의 중견기업이 담당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이 교수는 “기존 한·중 산업 협력이 대기업 중심이었다면 앞으로의 주체는 기술 함량이 높은 중견기업이 유망하다”며 “기술형 중견기업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서도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11일 베이징 켐핀스키호텔에서 ‘산업연구원 북경지원 설립 20주년 국제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