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SNB는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로 동결했다. 지난 9월 회의에서 6개 분기 연속 인하를 멈춘 이후 두 번째 동결 결정이다.
SNB는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0.3%, 2027년 전망치를 0.6%로 각각 낮췄다(종전 0.5%, 0.7%). 올해 전망치는 0.2%로 유지했다.
스위스국립은행(사진=로이터)
이번 결정은 SNB가 일반적인 금리 인하 때보다 마이너스 금리 재도입에 훨씬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마이너스 금리로 돌아갈 경우 예금자·은행 수익성·연기금에 대한 충격이 클 수 있다기 때문이다.
스위스의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SNB 목표 범위(0~2%)의 하단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지속적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될 수 있었지만, SNB는 “단일 월별 지표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애드리언 프레테존 이코노미스트는 “물가가 예상치를 밑돌았음에도 정책 성명에서 SNB는 전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물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마이너스금리 재진입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슐레겔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 재도입의 문턱을 더 높여놓았지만, SNB가 물가안정 목표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시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2022년 9월까지 7년 넘게 마이너스 금리를 운영한 바 있다.
금리 동결 발표 직후 스위스 프랑은 소폭 상승했다. 프랑은 9월 이후 달러 대비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약 13% 절상됐다. 프랑 강세는 수입물가를 낮춰 물가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스위스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는 스위스의 수출 중심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미국은 지난여름 스위스산 고급 시계·기계류 등 다수 품목에 대해 39% 관세를 부과해 3분기 스위스 경제가 위축되는 원인이 됐다. 이후 양국은 해당 품목에 대해 15% 관세로 조정하는 데 합의했으며, 의약품 등 일부 수출품은 미국 관세 적용에서 제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