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티켓값 최고 1278만원…전세계 축구팬들 '분노'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12일, 오전 09:2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내년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열리는 월드컵 티켓 판매가 개시된 가운데, 너무 비싼 가격에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 축구 팬들은 판매 중단까지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AFP)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축구연맹(FIFA·피파)는 이날 회원국 협회들에 배정된 티켓 가격을 통보하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6 북중미 월드컵’ 토너먼트의 주요 티켓 추첨을 개시했다. 현재까지 약 200만장의 티켓이 사전 추첨 판매를 통해 이미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 월드컵 본선 조 추첨 이후 첫 공식 입장권 구매 기회여서 전 세계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으나, 너무 비싼 가격에 상당수가 구매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FT가 여러 회원국 축구 연맹이 배포한 가격을 살펴본 결과, 월드컵 결승전의 ‘가성비 좋은’ 티켓 가격은 4195달러(약 618만원)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좌석은 5575달러(약 821만원), ‘프리미엄’ 좌석은 8680달러(약 1278만원)에 달한다.

조별리그 티켓값도 수백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에서 열리는 카타르-스위스전의 일반석은 380달러(약 56만원)다.

미국 댈러스에서 열리는 개막전 잉글랜드-크로아티아전 일반석 가격은 500달러(약 74만원)이다. 구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할인석은 265달러(약 39만원)부터 시작한다.

피파가 수요에 따라 입장권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변동 가격제’를 도입하면서 경기 일정과 개최 도시, 출전 팀에 따라 티켓 가격은 각기 다르게 책정됐다.

유럽 축구 팬 연합단체인 ‘풋볼 서포터스 유럽’(FSE)에 따르면 자국팀의 모든 경기를 관람하려면 최소 6900달러(약 1016만원)를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대비 약 5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FSE는 이날 성명을 내고 “월드컵 입장권 가격이 천문학적 수준으로 치솟았다. 폭리 수준(extortionate)”이라며 판매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FSE는 “이것은 월드컵이라는 세계 축제의 보편성과 문화적 의미를 무시한 배신 행위”라며 “피파는 전통을 존중하는 해결책을 찾을 때까지 판매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파는 또 자체 재판매 플랫폼을 통해 구매자와 판매자 양쪽에서 거래가의 15%를 수수료로 받는 체계도 구축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축구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피파는 내년 북중미 월드컵을 포함해 향후 4년 동안 11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대회 이후 4년 동안 벌어들인 76억달러와 비교해 크게 늘어난 금액으로,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피파는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다만 이전에 티켓 가격 정책이 “개최국의 주요 엔터테인먼트 및 스포츠 행사에 대한 기존 시장 관행을 반영한 것”이라며 재판매 플랫폼 수수료에 대해서도 “북미 업계 동향에 부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워싱턴에서 열린 피파의 첫 번째 ‘평화상’ 시상식에서 “지금까지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티켓이 팔렸다”며 자니 인판티노 피파 회장의 기록적인 티켓 판매 실적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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