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 올해의 인물 ‘AI 설계자들’ 발표날 ‘오라클 쇼크’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12일, 오전 10:4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지가 11일(현지시간) 올해의 인물로 ‘인공지능(AI)의 설계자들’(The Architects of AI)을 선정했지만, ‘최악의 날’에 발표가 이뤄졌다고 CNN방송이 지적했다. ‘오라클 쇼크’로 주요 AI 관련주가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사진=타임)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오라클 주가는 전거래일대비 10.95% 하락해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15%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전날 장마감후 실적발표에서 AI 관련 막대한 비용 지출과 실망스러운 실적 전망을 공개한 탓이다.

오라클은 AI 인프라 확충에 최근 분기에만 100억달러를 쓴 것으로 확인됐는데, 전날 실적발표에서 예상보다 150억달러를 더 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1000억달러가 넘는 부채 부담도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오라클 주가는 올해 AI 부문 성장 기대감으로 주당 166.03달러(종가)로 거래를 시작해 지난 9월 10일 장중 345.72달러(같은날 종가 328.33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조정 국면을 거치며 이날 198.85달러(종가)까지 떨어졌다. 3개월 만에 고점 대비 42.5% 하락한 것이다.

오라클 ‘충격’ 여파로 이날 AI 관련주 전반이 장중 동반 하락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2% 이상, 마이크론이 1% 가량 내렸다. AMD는 3% 떨어졌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 아마존, 알파벳 등도 약세를 보였다고 CNN은 전했다. AI 클라우드 스타트업 코어위브는 장중 한때 약 5% 하락했다.

디즈니의 오픈AI에 대한 10억달러 투자가 그나마 긍정적인 소식이었다. 디주니 인기 캐릭터들을 오픈AI의 비디오 생성 도구인 소라에 사용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취득했다는 내용이다.

CNN은 다만 2025년이 AI가 가장 두드러진 한 해라는 타임지의 평가에는 동의했다. 이날 타임지 표시를 장식한 올해의 인물 ‘AI의 설계자들’에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AMD의 리사 수,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엔비디아의 젠슨 황, 오픈AI의 샘 올트먼,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월드랩스의 페이페이 리 등 8명의 최고경영자(CEO)가 등장했다.

타임지는 “AI의 잠재력이 본격적으로 드러난 2025년은 더는 이전 시대로 돌아갈 수 없게 된 한 해”라며 “질문이 무엇이든 답은 (언제나) AI였다. AI는 이제 미·중 등 강대국 간 경쟁 구도 속에 핵무기 등장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도구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AI를 상상하고 설계하고 만들어낸 이들보다 올해 세계에 더 큰 영향을 준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다.

타임의 ‘올해의 인물’ 선정은 1927년 ‘올해의 남성’(Man of the Year)으로 시작됐으며, 이후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 영향력을 미친 집단이나 사상도 포함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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