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자사 AI 칩이 구동되는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날 블로그를 통해 고객이 자발적으로 선택(옵트 인)해 설치할 수 있는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 에이전트를 통해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은 GPU 운용 현황을 대시보드에서 시각화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사진=AFP)
엔비디아는 해당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다고 고객 자산에 엔비디아가 원격으로 접근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미 언론에 “킬 스위치는 없다”며 “GPU 상태 관리와 관련해 엔비디아가 등록된 시스템을 원격으로 제어하거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기능은 전혀 없고, 엔비디아로 전송되는 정보는 읽기 전용 텔레메트리 데이터뿐”이라고 밝혔다. 텔레메트리는 원격 또는 직접 접근이 어려운 장비로부터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해 중앙 시스템으로 전송하고, 이를 통해 모니터링·분석·최적화를 수행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 서비스의 정식 출시는 트럼프 행정부의 AI 칩 밀반입 차단 조치 요구에 엔비디아가 부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 법무부가 중국과 연계된 밀수 조직이 1억 6000만달러 상당의 엔비디아 칩을 중국으로 반입하려 했다는 혐의로 형사 사건을 제기하면서 관련 요구는 더욱 거세진 상태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전쟁학과의 선임연구원이자 독립 컨설턴트인 루카시 올레이니크는 CNBC에 “전송되는 데이터에는 네트워크 주소와 같은 메타데이터가 포함돼 있으며, 이는 실제로 위치를 추정할 수 있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의 수출 통제나 대중(對中) 규제의 영향을 받는 기업들은 이 시스템을 활용해 GPU가 승인된 위치에서만 사용되고 있음을 검증하고, 규제 당국에 규정 준수를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규제 준수 측면에서 도움이 되고, 간접적으로는 투자 전망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조치는 중국의 반발을 키워, 엔비디아의 대중 수출을 계속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미국 내에서 위치 확인 요구가 커지자 역으로 중국 최고 사이버보안 규제 당국은 엔비디아 제품에 미국이 보안 기능을 우회해 접근할 수 있는 ‘백도어’가 포함돼 있는지 여부를 문제 삼으며 엔비디아를 불러 조사한 바 있다.
중국이 최근 미국에서 수출을 허용한 H200을 허용할 지를 놓고도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최근 미국은 엔비디아의 현재 주력 제품인 블랙웰의 직전 모델인 H200 칩(호퍼 기반)의 대중국 수출을 허용하면서도, 워싱턴 내 안보 우려 목소리를 반영해 대만에서 생산된 칩을 다시 미국으로 보내 특별 안보 심사를 거친 후 중국으로 보낼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2026회계연도 3분기(2025년 10월 26일 종료) 실적발표에서 중국에서 유의미한 매출을 내지 못했으며, 향후 4분기 전망에도 중국 매출을 반영하지 않을 예정이라 고 밝혔다. 이는 중국 정부가 자국 테크기업들에게 자국산 칩으로의 전환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중국내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