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오라클 데이터센터 우려에 AI 회의론 확산…나스닥 1.8% 급락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18일, 오전 06:10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증시는 17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관련주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며 일제히 하락했다. 오라클의 데이터센터 투자 우려와 고평가된 기술주에 대한 부담이 겹치면서 변동성이 커졌다. 국채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인사의 금리 인하 여지 발언에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7% 내린 4만7885.97에 마감했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6% 하락한 6721.43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1% 급락한 2만2693.32에 장을 마쳤다.

오라클을 둘러싼 데이터센터 투자 우려를 계기로 AI 관련주 전반에 대한 매도세가 확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루아울캐피털이 오라클의 100억달러 규모 미시간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자금 조달에서 이탈했다고 보도했으며, 이는 오라클의 부채 수준과 공격적인 지출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라클은 해당 보도를 부인하며 프로젝트는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주가는 5.4% 급락했다.

AI 투자 사이클을 둘러싼 회의론은 다른 대형 기술주로도 번졌다. 브로드컴은 4.4% 하락했고, 엔비디아는 3.8%, AMD는 5.3% 떨어졌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도 3.1% 내렸다.

시장에서는 수년간 ‘무위험 투자처’로 여겨졌던 대형 기술주가 과도한 밸류에이션과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 부담을 정당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잭 애블린 크레셋캐피털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AI는 여전히 시장의 핵심 투자 테마지만 피로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섹터 밸류에이션은 높고, 인프라 투자는 전례 없는 수준이며, 투자 열기는 과거 투기적 사이클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연간 4000억달러 이상을 AI 인프라에 투입하고 있지만, 기업 차원의 수익화는 크게 뒤처지고 있다며 “이 같은 불균형이 내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우려로 시장에서는 대형 성장주에서 가치주와 중소형주로의 자금 이동이 뚜렷해지고 있다. 11월 저점 이후 러셀2000 지수는 8.5% 상승한 반면, ‘매그니피센트7’ 지수는 5% 상승에 그쳤다.

브라이언 멀베리 잭스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대형 성장주에서 대형 가치주로의 명확한 로테이션이 나타나고 있다”며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실제로 누가 수익화할 수 있느냐가 시장의 핵심 질문”이라고 말했다.

증시에 대한 변동성은 커졌지만 월가의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낙관적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전략가들의 평균 전망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2026년 말 7555선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현재 수준 대비 약 12%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다수의 전략가들은 AI 랠리가 최소 2026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앤서니 새글림베네 아메리프라이즈 전략가는 “내년 변동성은 불가피하겠지만, 대형 기술주의 구조적 성장 동력은 여전히 주요 지수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은 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보다 최대 100bp 높다고 언급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15% 부근에서 보합세를 나타냈다.

달러화는 0.2%가량 상승하고 있고, 비트코인은 2% 넘게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와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0.67달러(1.21%) 상승한 배럴당 55.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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