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무부, ‘엡스타인 파일’ 30만 쪽 공개…클린턴 사진 다수 포함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20일, 오전 11:24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법무부가 억만장자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한 수사 기록 약 30만 페이지를 공개했다. 의회가 제정한 법에 따른 조치로, 공개 문서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관련된 사진과 자료가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연방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12일(현지시간) 미성년자 성착귀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의 개인 소장품에서 나온 사진들을 공개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제프리 엡스타인(출처:House Oversight Committee)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는 내부 서신과 조사 기록, 이전에 봉인됐던 법원 문서, 피해자 진술, 비행 기록, 압수된 전자기기 정보, 엡스타인의 구치소 사망 관련 자료 등이 담겼다.

공개된 문서 가운데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공범으로 알려진 길레인 맥스웰과 함께 있는 사진도 포함됐다. 로이터는 “클린턴 전 대통령 관련 자료가 눈에 띄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전했다. 다만 추가 공개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 관련 내용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엡스타인 저택에서 확보된 사진 일부를 공개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이 함께 찍힌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사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여성과 함께 있거나 엡스타인과 대화하는 장면 등이 담겼지만, 촬영 시점과 구체적 맥락은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과 한때 교류가 있었지만 2000년대 중반 관계를 끊었으며, 어떠한 불법 행위에도 연루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2024년 대선 과정에서 엡스타인 관련 자료의 기밀 해제를 약속했고, 이후 의회는 법무부에 자료 공개를 의무화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토드 블랜치 법무차관은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 피해자 또는 피해자와 관련된 인물로 식별된 이름이 1200명 이상 포함돼 있다”며 “추가 공개를 위해 다른 문서도 검토 중이며 약 2주가 더 소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엡스타인은 2019년 미성년자 성매매 및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된 뒤 재판을 앞두고 구치소에서 사망했다. 이후 정·재계 유력 인사 연루설과 함께 자료 은폐 의혹이 제기돼 왔으며, 이번 대규모 문서 공개로 관련 논란이 다시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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