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프랑스가 재정 악화 우려에도 신형 핵추진 항공모함 건조에 나선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아부다비 인근의 프랑스 군부대를 방문해 병사들에게 연설을 하면서 이 같은 계획을 이번주 승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2건의 군사 계획법에 발맞춰, 철저하고 포괄적인 검토를 거친 끝에 신형 항공모함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번 계획은 프랑스의 산업 기반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획의 총 사업비는 약 102억 5000만유로(약 17조 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신형 항공모함은 310ｍ, 8만t급으로 건조될 예정으로, 이는 261ｍ의 4만2000t급인 샤를드골함 보다 훨씬 크다. 승조원은 약 2000명이며 전투기 30대를 탑재할 수 있다. 이에 신형 항공모함은 유럽에서 지금까지 건조된 것 중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내다봤다.

로이터는 “프랑스의 신형 핵추진 항공모함은 프랑스의 핵 억지력의 핵심 전력인 동시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럽 안보 지원에 대한 소극적 태도 아래 유럽이 추진하는 방위 자율성 강화 전략의 중심에 있다”고 평가했다. 핵 추진 항공모함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프랑스 뿐으로, 샤를드골함은 프랑스의 유일한 핵 추진 항공모함이다.

카트린 보트랑 프랑스 국방장관은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신형 항공모함이 2038년에 취역해 2001년 실전 배치된 샤를드골함을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를드골함은 기획부터 건조까지 총 15년이 걸렸다.

다만 최근 프랑스가 재정난을 겪고 있어 중도 및 온건 좌파 성향의 일부 프랑스 의원들은 신형 항공모함 건조 사업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미국(11척), 중국(3척)과 비교하면 유럽에서 항공모함을 보유한 국가는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이탈리아·스페인 등 소수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