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파일서 트럼프 사진 지웠다 역풍…다시 공개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22일, 오전 10:01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 법무부가 공개한 미성년자 성범죄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문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이 포함된 자료를 삭제했다가 비판을 받고 21일(현지시간) 다시 공개했다.

미성년자 성범죄자 고 제프리 엡스타인의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촬영된 캐비넷 사진. (사진=로이터)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지난 19일 공개한 엡스타인 관련 문건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 1장을 포함해 총 16장을 삭제했다가 이날 일부를 다시 복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의 연관성을 축소하려는 시도 아니냐는 비판을 받자 법무부는 사진을 삭제한 목적이 피해자의 신원을 가리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법무부는 “사진 검토 결과 피해자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어떤 수정이나 삭제 없이 다시 게시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연인 길레인 맥스웰,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등과 함께 나오는 사진을 올려둔 캐비넷을 촬영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사진이 있기 때문에 삭제한 것이 아니라, 캐비닛에 엡스타인 범죄 피해자일 가능성이 있는 여성들이 나오는 다른 사진이 노출됐다는 신고를 접수해 비공개 처리했다는 설명이다.

토드 블랜치 법무부 차관은 이날 NBC방송에 출연해 “사진 삭제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피해자 권리 보호 단체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엡스타인 관련) 사진은 이미 수십장 공개되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사진을 내리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블랜치 차관은 ‘엡스타인 파일에 담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모든 문서·사진이 공개될 것이라고 보장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이미 서너 차례 말했다”고 다짐했다. 다만 “그가 엡스타인 파일에 등장한다는 게 그 끔찍한 범죄와 관련이 있었기 때문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엡스타인 문건 공개법 시행 이후 30일이 지났음에도 엡스타인 수사기록 전체가 아닌 일부만 공개해 거센 비판을 받았다. 법무부는 피해자 신원을 가리기 위한 작업을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며, 향후 몇 주에 걸쳐 더 많은 문건을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이다. 블랜치 차관은 “100만 페이지에 달하는 문서 대부분이 피해자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엡스타인 문건을 공개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악재를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법무부가 일부 문건만 공개한데다 상당 부분의 내용이 피해자 보호를 이유로 가려져 트럼프 행정부가 엡스타인 문건의 중요성을 축소하려 한다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엡스타인 문건 공개 법안 공동 발의자 가운데 한 명인 토머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은 “정부 관계자들이 법의 정신과 문구를 무시하고 있다”며 “팸 본디 법무장관에 법정 모독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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