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4% 올라 6878.49에 마무리됐다. 이는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한 것이다.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47% 상승하며 4만8362.68에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52%오른 2만3428.829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사진=AFP)
AI 관련 주요 종목들이 시장 전반의 상승을 이끌었다. 엔비디아 주가는 내년 2월부터 중국에 고성능 AI 칩 H200을 수출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상승세를 타, 전거래일 대비 1.49% 오른 183.69달러에 마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기존 재고를 활용해 중국 고객들의 초기 주문을 이행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초기 출하 물량은 칩 모듈 기준 5000~1만 개로 H200 AI 칩 약 4만~8만 개에 해당하는 규모다. H200은 엔비디아의 현재 주력 주종인 ‘블랙웰’보다는 못하지만, 기존에 수출이 승인됐던 H20에 비하면 6배에 뛰어난 성능을 갖췄다.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기술기업에 자국산 AI칩 사용을 권유하면서 저성능 칩인 중국 내에서 H20의 의미있는 판매가 이뤄지지 못했는데, 고성능 칩은 중국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란 기대가 높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는 지난주 ‘어닝 서프라이즈’ 발표 영향이 이어지며 약 4% 급등했다. 특히 이번 분기 매출 전망을 시장 예상보다 높게 제시하면서 AI 거품 우려 불식시킨 것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2025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183억~19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애널리스트 평균 예상치인 144억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주당순이익(EPS)은 8.22~8.62달러로 제시돼, 시장 전망치(4.71달러)의 두 배에 가까웠다.
오라클 주가도 3% 이상 올랐다. 틱톡 합작사 설립 계약 체결 소식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한 후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주 틱톡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오라클과 실버레이크, MGX와 미국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오라클과 실버레이크 MGX는 각각 합작회사 지분 15%씩을 보유하게 된다.
이외에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주가는 3% 이상 상승했다.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선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인수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 해소에 나서면서다. 파라마운트는 이날 공개 성명을 통해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의 부친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과 그 가족 신탁이 자금 지원 약속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커지는 산타 랠리 기대감
월가에서는 연말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투자 리서치업체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따르면 1945년 이후 크리스마스를 포함한 주간 동안 S&P500 지수는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해에서 상승 흐름을 보였다. 평균 상승률은 약 0.53%였다.
특히 연초 이후 상승률이 15%를 넘었지만, 12월 들어서는 하락세를 보인 해의 경우 성과는 더욱 강했다. 이런 조건에서는 S&P500 지수는 약 78%의 확률로 상승 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라임 캐피털 파이낸셜의 윌 맥고프 부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관점에서 보면 당장 시장을 크게 움직일 요인이 많지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자연스럽게 산타랠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AI 관련 주식들이 시장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기술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군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S&P500 지수가 주요 기술적 지지선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산타 랠리가 나타날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뉴욕증권거래소는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오후 1시에 조기 폐장하며, 크리스마스 당일인 목요일에는 휴장한다.
◇월가, 내년에도 강세장 예상
월가 주요 전략가들은 내년에도 증시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CNBC가 실시한 ‘2026년 마켓 전략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월가 전략가들은 강세장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올해만큼 강력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전략가들은 평균적으로 S&P500이 내년 말 7629선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현재 수준 대비 약 11.6%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중간값 기준 목표치는 7650으로 약 13% 상승을 의미한다.
올해 증시는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S&P500 지수는 올해 연초 대비 약 17% 상승했다. 2023년 24%, 2024년 23% 상승에 이어 ‘3년 연속 20% 이상 상승’을 달성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펀드스트랫 리서치 총괄인 톰 리는 이달 초 보고서에서 “연간 20% 이상 상승이 3년 연속 이어졌지만 강세장은 여전히 살아 있다”며 “시장을 둘러싼 상당한 ‘우려의 벽(Wall of Worry)’이 오히려 강세장의 순풍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 선물, 4400달러 돌파…뉴욕 유가 4거래일 연속 상승
금 선물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400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현재 시장은 인플레이션 둔화와 노동시장 약화 조짐을 배경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반영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발표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2차 추정치)에 주목하고 있으며, 해당 지표가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추가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60% 넘게 급등해 1979년 이후 최고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랠리는 중앙은행들의 견조한 매입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지속적인 자금 유입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 유가는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49달러(2.64%) 상승한 배럴당 58.0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유 시장에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달 들어 베네수엘라 인근 연안에서 유조선 두 척을 나포한 데 이어, 파나마 국적 유조선 1척에 대한 추가 나포에 나섰다. 또한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흑해 항구에 정박한 선박을 공격했다는 소식도 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국채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1.6bp(1bp=0.01%포인트) 내린 4.165%를 기록 중이다.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2.4bp 오른 3.509%에서 움직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