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부 장쑤성 난징항에서 자동차들이 수출 선적을 대기 중이다. (사진=AFP)
23일 중국 경제 매체 이차이에 따르면 중국자동차연구원과 유럽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는 최근 공동으로 발간한 ‘중국 자동차 산업 세계화 보고서’를 통해 2030년까지 중국 자동차 회사의 해외 판매량이 750만대에서 100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중국자동차제조협회 발표 자료를 보면 올해 11월까지 중국의 자동차 누적 수출은 634만3000대로전년동기대비 18.7% 증가했다. 이대로면 연간 수출량은 사상 처음으로 7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의 긍정적 시나리오에 의하면 앞으로 5년간 중국 자동차 해외 판매량이 300만대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롤랜드버거의 글로벌 파트너 정윤은 “지난 5년간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해외 판매량은 빠르게 증가해 미국과 한국과 거의 맞먹었으며 중국, 일본, 한국, 미국, 유럽이 나란히 경쟁하는 패턴을 형성했다”면서 “중국이 글로벌 자동차 산업 변혁을 주도하고 이 과정에서 브랜드 영향력이 도약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해외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또 다른 이유는 중국 내 치열한 경쟁 탓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전기차 업체들의 공급이 급증하면서 제 살 깎기 식 할인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BYD 같은 전기차 1위 업체까지 30% 할인 같은 마케팅을 펼치면서 상대적으로 중소·신생 업체들의 수익성은 악화하고 있다. 이에 정부까지 나서 내권(내부 경쟁)을 지양하라며 구조조정 같은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수요가 침체된 내수 시장에서만 이익을 거두기 어려운 자동차 업체들은 속속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BYD의 경우 브라질·태국에 공장을 건설했고 헝가리·튀르키예·인도네시아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내년 해외 판매량은 올해보다 50% 이상 증가한 150만대를 계획 중이다.
중국 남부 광둥성 광저우항에서 중국 전기차가 수출용 선박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AFP)
중국은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낸 전기차 산업을 바탕으로 해외를 공략할 계획이다. 시장 다변화도 현재로선 성과를 보고 있다. 올해 중국 자동차 수출 판매 상위 10개국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멕시코, 러시아, 벨기에, 영국,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필리핀, 카자흐스탄 등 다양하다.
보고서는 “1910~1920년대 미국이 자동차 산업의 세계화를 이끌었고 1970~1990년대 한국과 일본이 부상했으며 2000~2010년대엔 독일이 세계를 휩쓸었다”면서 “2020~2030년대에 중국 자동차 산업은 지능형 네트워킹과 신에너지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할 기회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의 전기차 등 자동차 산업 급성장에 유럽연합(EU) 등 다른 국가들은 견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불안정한 대외 환경이 중국 자동차 산업의 해외 진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EU는 당초 세웠던 ‘2035년 내연기관차 금지’ 계획을 철회하고 당분간 내연기관차의 지속적인 판매를 허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전기차의 유럽 시장 진출을 견제하면서 아직 내연기관차 중심인 유럽 브랜드의 성장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정책 불확실성 때문에 대량의 자금이 내연기관 분야에 투입돼 전기차 개발을 촉진하지 못하고 결국 유럽 자동차가 기술적 주도권을 잃게 될 것”이라면서 “중국 브랜드는 가격, 주행 거리, 스마트화 등에서 계속 발전해 기술 혁신과 시장 점유율의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