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산타 침투 막을게" 트럼프, 아이들과 크리스마스 통화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25일, 오후 03:31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는 아이들과 통화하면서 “나쁜 산타가 미국에 침투하지 않도록 확인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크리스마스 이브에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Mar-a-Lago) 클럽에서 NORAD 산타 추적 전화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24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저택에서 멜라니아 트럼프 영부인과 함께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의 산타 추적 프로그램에 전화를 건 아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는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크리스마스 때마다 이어온 전통 행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클라호마에 사는 10살 재스퍼와 통화하면서 “산타는 매우 좋은 사람”이라며 “산타가 나쁜 산타로 바뀌지 않았는지, 우리나라에 나쁜 산타가 침투하지 않는지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산타가 착하다는 것을 알아냈다”며 “산타는 너를 사랑하고 나처럼 오클라호마를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오클라호마는 선거에서 나에게 매우 좋았다. 오클라호마를 절대 떠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다만 ‘나쁜 산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

노스캐롤라이나의 8살 사바나가 “아무도 산타에게 쿠키를 남겨두지 않으면 산타가 화를 낼까요”라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화를 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매우 실망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산타는 좀 통통한(cherubic) 편이다. 통통하다는 게 무슨 뜻인지 알아? 좀 무거운 편이라는 뜻”이라며 “산타는 쿠키를 좋아할 것”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캔자스의 8살 소녀 아멜리아와의 통화에서는 석탄 이야기가 등장했다. 아멜리아는 산타에게 무엇을 받고 싶냐는 질문에 “어, 석탄은 아니에요”라고 답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석탄을 말하는 거야?”라고 되물었다. 이는 그가 선거 캠페인 때 국내 석탄 산업 부활을 약속하며 자주 사용했던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웃으며 “(석탄 이야기를) 또 꺼내야 했네, 미안해”라고 말했고, 별도로 통화 중이던 영부인조차 그를 향해 돌아서며 미소를 지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탄은 깨끗하고 아름답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것을 기억해 달라”며 “하지만 너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석탄을 원하지 않는 거지?”라고 물었다. 소녀는 “아니요”라며 바비 인형, 옷, 사탕을 받고 싶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은 나란히 앉아 약 12통의 전화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피커폰을 켜고 통화 내용을 기자들과 공유했지만, 영부인은 스피커폰을 사용하지 않고 조용히 통화에 집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트리 너머 영부인을 바라보며 “영부인은 매우 집중하고 있다”며 “그녀는 듣지 않으면서도 완전히 집중할 수 있다”고 농담했다.

펜실베이니아의 5세 아이와 통화할 때는 “펜실베이니아는 훌륭하다. 우리는 사실 펜실베이니아에서 세 번 이겼다”며 선거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일을 하루 종일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중국,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같은 다른 문제들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크리스마스 이브 통화를 마친 직후 소셜미디어에 “우리나라를 파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있지만 심각하게 실패하고 있는 급진 좌파 쓰레기들을 포함한 모든 이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과거에도 크리스마스 때마다 정치적 반대자들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게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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