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왔다” 美증시, 랠리 기대감 고조…中증시도 들썩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25일, 오후 06:30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베이징=이명철 특파원]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크리스마스 이브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산타랠리 기간 둘째 날에 해당하는 오는 26일 거래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 증시도 연말 자금이 몰리면서 들썩이고 있다. 올해 남은 거래일에 지난달 기록한 4000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증권거래소 내 눈사람 인형이 배치 돼 있다. (사진=AFP)
◇“3연속 실패는 없었다” 산타랠리 기대감↑

24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통계적으로 미 증시에서 산타랠리 기간 투자자들이 ‘가장 큰 선물’을 받은 건 크리스마스 다음 날이었다고 소개했다.

미 투자리서치 기업 베스포크인베스트먼트그룹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12월 26일’에 연중 가장 높은 확률로 상승했다. 1953년 이후 크리스마스 다음 날에 증시가 개장했던 39년 가운데, S&P500 지수는 단 6차례만 하락했으며, 하락 폭이 0.5%를 넘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또 12월 26일은 해당 연도 전체에서 S&P500 지수의 평균 상승률과 중앙값 상승률이 모두 가장 높은 날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적으로 가장 안정적인 강세 날로 평가된다는 의미다.

베스포크는 “계절적 흐름만을 근거로 주식시장에서 매수나 매도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이 정도의 일관성은 매우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12월 26일 거래는 산타랠리 기간의 둘째 날에 해당한다. 산타랠리는 한 해의 마지막 5거래일과 다음 해 첫 2거래일을 포함한 7거래일에 발생하는 강세 현상을 말한다. 최근 2년 연속 이 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산타랠리에 실패했지만,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산타랠리가 3년 연속 실패한 사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만큼 올해 시장의 기대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날 S&P500 지수는 크리스마스 이브로 거래 시간이 단축됐음에도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산타랠리에 시동을 걸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종가 기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 장중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나스닥 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 지수, 러셀2000 지수도 모두 상승 마감했지만, 모두 사상 최고치에는 못 미쳤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새해 美 경제 기대감이 원동력

전문가들은 내년 미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란 기대감이 올해 산타랠리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자산운용사 HB웰스의 지나 마틴 애덤스 수석 시장 전략가는 “최근 몇 주간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혼재돼 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도 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유지하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가 침체를 걱정할 만큼 약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연준이 긴축으로 돌아서거나 2025년 가을에 시작된 완화 기조를 중단해야 할 만큼 과열된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소비 지출을 제약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적인 전망은 지표로도 드러난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변동성 지수(VIX)는 14를 기록해 작년 12월 이후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다. VIX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단기 시장 변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크지 않고 시장을 상당히 낙관적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글로벌트인베스트먼트의 토머스 마틴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초에는 불확실성이 상당했고 미국이 교역국에 대한 고관세 계획을 발표한 ‘해방의 날’ 이후에는 상황이 꽤 나빠질 수도 있어 보였다. 하지만 경제와 소비는 예상보다 훨씬 잘 버텼고, S&P500 기업들의 실적 성장도 기대를 웃돌았다. 그래서 지금의 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中증시, 기술주 강세에 연말 랠리

올해 거침없이 상승하다가 잠시 주춤했던 중국 증시도 다시 강세를 보이며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5일 엠피닥터 등에 따르면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7% 오른 3959.62에 마감했다. 선전종합지수도 같은 기간 0.33% 상승한 1만3531.41로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지수는 올해 3200선에서 시작했는데 지속적인 상승세에 힘입어 지난달 4000선까지 돌파했다. 상하이지수가 4000선을 넘은 것은 2015년 8월 이후 약 10년 만이다. 선전지수 역시 동반 상승세를 나타냈다.

중국에서는 올해 초 생성형 인공지능(AI)인 딥시크가 등장한 후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양자 등 첨단기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커졌다. 이에 중국 증시에 상장한 기술 기업들의 몸값이 올라갔고 전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다. 여기에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중국 당국 차원의 부양책이 나오면서 은행주 등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들의 주가도 꾸준히 올랐다.

내년 중국 증시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화안증권은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전체 A주 기업의 2026년 이익 증가율이 올해 8.2%에서 10.3%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