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포트나이트 홈페이지)
지니3는 물리적인 세계를 탐색하고 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된 AI 시스템, 이른바 ‘월드모델’이다. 인간이 머릿속에서 세상을 모델링하고 예측하는 방식처럼, AI가 물리 법칙·상호작용·맥락을 스스로 파악해 미래를 예측하거나 가상 세계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단순히 데이터 패턴을 학습하는 수준을 넘어 세상의 작동 원리를 내부적으로 이해·표현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생성형 AI 기술과 차별화된다.
프루흐터는 “이것(월드모델)은 창작자와 개발자들이 더 빠르고, 더 나은 방식으로, 그리고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기존 경험을 대체하지는 않겠지만 오늘날 접할 수 없는 더 다양한 유형의 경험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AI 기업들은 텍스트 입력에 기반한 3D 인터랙티브(상호작용) 환경을 제공하는 새로운 월드모델 출시로 게임 회사들의 AI 도입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FT도 “xAI와 엔비디아 등과 같은 AI 기업들은 로봇과 자율주행차에 월드모델을 접목시키려 시도하고 있지만, 더 즉각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는 게임 산업”이라고 부연했다. 시장조사업체 뉴주(Newzoo)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게임 산업 매출은 올해 약 1900억달러로 추산된다.
실제 게임 제작사들의 월드모델 도입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에픽게임즈와 디즈니는 지난 5월 구글 및 일레븐랩스와 협력해 영화 ‘스타워즈’의 캐릭터인 다스 베이더를 포트나이트에 등장시켰다. 이 ‘AI 다스 베이더’는 이용자가 대화할 수 있는 비플레이어 캐릭터(NPC)로 구현됐다.
구글 딥마인드와 페이페이 리가 설립한 10억달러 규모 스타트업 ‘월드랩스’은 지난달 ‘마블’이라는 월드모델을 출시했다. 영상 생성 AI 기업인 ‘런웨이’도 이달 첫 월드모델을 선보였다.
페이페이 리는 마블에 대해 “이 기술은 유니티(Unity)나 언리얼(Unreal)과 같은 게임 엔진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모든 것이 혁신의 기로에 서 있다. 시뮬레이션 게임 엔진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AI 전문가들은 미래에는 게임 플레이어들이 직접 새로운 게임 세계를 창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이드 AI 대학의 에릭 싱 총장는 “게이머가 월드모델 앞에 앉으면 곧바로 자신만의 가상세계를 만들어 들어갈 수 있다”며 “이는 맞춤형 게임 제작을 단순화함으로써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관론자들은 AI가 개발비를 절감하고 창의력을 높이는 동시에, 장시간 노동과 번아웃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본다. 소위 ‘대작’ 게임 한 편을 개발하는 데 비용이 10억달러를 웃돌고 수년이 걸리는 현실을 고려하면 업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생성형 AI 도구는 이미 독특한 풍경이나 캐릭터와 같은 게임용 시각적 장치를 제작하는 데 쓰이고 있다.
게임기어스의 알렉산더 바셴코 최고경영자(CEO)는 “AI 덕분에 자사 게임 ‘에일리언 vs 좀비: 인베이전’의 개발 속도가 4배 빨라졌다”며 “향후 영화와 게임 산업 모두 AI 없이는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게임사 유비소프트 프로듀서 출신인 알렉상드르 무파렉도 “월드모델은 개발자들에게 다시 ‘재미를 찾을’ 여유와 실험의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며 “AI를 창작자 손에 더 많이 쥐여줄수록 우리가 예상치 못했던 전혀 새로운 작업 방식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AI 사용 증가로 개발자와 아티스트가 대체되고, 게임 비주얼이 저품질 AI 생성 콘텐츠로 뒤덮일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유럽 내 6개국 게임업계 노조들은 “충분한 협의 없이 AI 도입이 강제되며 근로조건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 성명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