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부담에…日정부, 내년도 초장기채 발행 규모 축소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26일, 오후 02:21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일본 정부가 2026 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국채 발행 규모를 초장기채 중심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시중 금리 상승으로 초장기 국채 수요가 약화되자 이를 반영한 조치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AFP)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내년 입찰을 통해 기관에 판매하는 국채 발행 총액이 168조5천억엔으로, 전년도 보다 3조 8000억엔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20년물·30년물·40년물 국채를 합한 초장기채 연간 발행 규모는 전년 대비 7조 2000억엔 줄어든 17조 4000억엔으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10년물 국채 발행 규모는 그대로이며, 2년물과 5년물 국채 발행은 늘어난다.

일본 정부는 이미 올해 7월 초장기 국채 발행을 한 차례 축소했는데, 장기채 금리가 27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하자 발행 규모를 보다 줄이기로 한 것이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채권 전략가 후지와라 카즈야는 “초장기 국채 감축 규모가 시장 예상보다 컸고, 일부에서는 10년물 증액을 예상했지만 동결됐다”며 “이 결정은 채권 시장에 우호적”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지난달과 이달 재무성과의 회의에서 수요 둔화를 이유로 초장기 국채 발행 축소를 요청했다. 11월 회의에서 일부 딜러들이 10년물 국채 발행을 늘릴 여지가 있다고 제안했지만, 금리가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재무성이 만기 확대에 신중해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장기금리는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다. 엔화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함께 일본은행(BOJ)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재정 확대에 따른 국채 공급 우려가 겹치며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진 영향이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최근 2%를 넘어 1999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년·30년·40년물 금리도 잇따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편 이날 일본 정부는 각의(국무회의)를 통해 2026년도 예산안을 의결했다. 일반회계 총액은 122조 3000억엔(약 1133조원)으로 2025회계연도 당초 예산(115조2000억엔)보다 약 7조엔 늘어 처음으로 120조엔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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