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정부의 요청에 따라 미군이 나이지리아 내 이슬람국가(IS) 무장세력을 상대로 공습을 단행한 이후, 지난 26일 나이지리아 콰라주 오파(Offa)에서 주민들이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이번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발표했다. (사진=로이터)
이번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발표했다. (사진=로이터)
하지만 분석가들에 따르면 소코토주는 압도적으로 무슬림이 많은 지역이다. 테러 공격의 주 피해자도 무슬림이다. 소코토의 매튜 하산 쿠카 주교는 “최근 이 지역이 기독교인 박해 문제를 겪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공습 표적이 된 것은 ‘라쿠라와’로 불리는 반군 세력이다. 이들의 IS 연계성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분석가들은 라쿠라와가 말리,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등에 주로 근거지를 둔 IS 사헬지부와 연계돼 있다고 본다. 다른 분석가들은 라쿠라와의 정체가 매우 불명확해 IS 연계 증거가 결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라쿠라와 무장대원들은 수년간 소코토주와 다른 나이지리아 지역에서 활동해왔다. 처음에는 지역 강도들과 싸워 인기를 얻었지만 이후 농촌 주민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나이지리아 외무장관 대변인 알카심 압둘카디르는 라쿠라와에 대해 “유동성이 크고 이념적 동맹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내에서 IS와의 연계가 가장 명확한 테러 조직은 소코토주가 아닌 정반대편인 북동부에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슬람국가서아프리카지부(ISWAP)는 보코하람에서 분리된 조직으로 나이지리아 북동부를 거점으로 한다.
안보 분석가 카비르 아다무는 보코하람과 ISWAP가 장악한 나이지리아 북동부 삼비사 숲을 언급하며 “폭탄이 삼비사 숲에 떨어졌다면 아무도 놀라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가 그곳이 표적 집단의 거점임을 알기 때문이다.
공습의 즉각적 성과도 불분명하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피격 지역 중 한 곳은 자보 마을 외곽이었다. 분석가들은 자보가 테러나 강도 집단의 근거지로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고 밝혔다.
자보 거주자 샤피우 알리유 자보(35)는 한밤중 공습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인근 주민들이 항공기가 추락했다고 생각해 근처 농장으로 달려갔지만 농막 하나가 불탔을 뿐 다친 사람은 없었다. 그는 인근에 테러 캠프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내 이슬람국가(IS) 무장세력을 상대로 공습을 단행한 가운데, 지난 26일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시민들이 관련 소식을 전하는 신문을 읽고 있다. (사진=로이터)
나이지리아 정부는 26일 공습에 동의했음을 분명히 했다. 공습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유수프 투가르 나이지리아 외무장관의 ‘양자 문제와 군사 협력’ 관련 통화 이후 이뤄졌다.
투가르 장관은 대화 내용을 볼라 아메드 티누부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티누부 대통령이 공습을 승인했다. 나이지리아는 미군에 공습 관련 정보도 제공했다.
압둘카디르 대변인은 공습에 대해 “해당 지역 강도들의 추가 작전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중 화력은 그들이 맞서 싸울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당국과 추가 군사 행동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뱅상 푸셰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연구원은 이번 공습이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들이 박해받고 있다는 주장을 확대해온 일부 미국 기독교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동맹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셰 연구원은 “미국과 트럼프가 나이지리아에 대해 뭔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미국 복음주의 우파에 보여주는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습이 트럼프의 홍보 욕구와 미국 안보 당국의 IS에 대한 우려를 모두 다룬다”고 덧붙였다.
나이지리아는 수억 명의 무슬림과 기독교인이 사는 종교색이 강한 나라다. 소코토주에는 나이지리아 무슬림의 영적 지도자인 소코토 술탄이 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자국 내 기독교인 ‘제노사이드’를 막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나이지리아를 공습하거나 군대를 파견하겠다”고 위협했다.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이지리아는 무슬림과 기독교인 모두를 대상으로 한 광범위하고 복잡한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거부했지만 안보 협력 논의를 위해 워싱턴에 대표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미 국방부가 공개한 제공 영상에서 발췌한 화면. 확인되지 않은 장소에서 군함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사진=미 국방부, 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