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가자지구 기부금으로 하마스 지원" 혐의로 9명 체포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28일, 오전 08:4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탈리아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하기 위해 2년 넘게 모금 활동을 해온 일당이 체포됐다.

(사진=AFP)
27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찰은 이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민간인들에 대한 인도주의 지원 명목으로 모은 기부금으로 하마스를 지원한 혐의로 9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전체 기부금 중 약 700만유로, 71% 이상이 하마스에 송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리아 대테러 경찰과 재정 경찰이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수사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기습공격 이후 시작됐다. 제노바 반(反)마피아·반테러 지검이 작전을 지휘했으며, 수사는 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과의 공조 아래 진행됐다.

일부 피의자에 대해서는 국제 체포영장도 발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EU는 하마스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하마스 및 팔레스타인 이슬람지하드 관련 자금조달에 대해 제재를 유지하고 있다.

경찰은 일부 피의자와 관련된 의심스러운 금융거래 정황을 추적하다가, 제노바를 본거지로 밀라노 등에 지부를 둔 복잡한 모금 시스템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피의자들은 ‘가자지구 민간인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내세워 모금 활동을 벌여왔으며, 실제로는 이 자금의 71% 이상을 하마스 군사조직과 자살폭탄범 또는 테러 혐의로 구금된 이들의 가족 지원에 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모금 단체들이 가자·팔레스타인 지역·이스라엘 소재 하마스 연계 협회들로 자금을 송금했다고 부연했다. 검찰은 피의자들이 자금의 흐름을 숨기기 위해 여러 자선·연대 단체 명의를 사용하고, 해외 단체를 경유하는 ‘삼각 거래’ 방식의 계좌 이체 등을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검·경은 피의자들이 “테러 활동에 기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자금 조달 행위를 수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피의자들과 연계된 자산 800만유로 이상도 동결·압수했다고 덧붙였다.

마테오 피안테도시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체포된 9명 중 가장 잘 알려진 인사로 ‘이탈리아 팔레스타인협회’(Palestinian Association in Italy) 회장 모하마드 하눈을 지목했다.

현지 검찰은 체포된 9명 중 ‘이탈리아 팔레스타인협회’(Palestinian Association in Italy) 회장을 맡고 있는 모하마드 하눈을 자국 내 하마스 조직의 ‘수장’으로 규정하며, 그가 관련 모금 네트워크를 이끌었다고 주장했다. 하눈은 관련 사실에 대해 “거짓”이라며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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