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항공업계 격변…하늘길 여행 뭐가 달라지나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28일, 오후 06:56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내년 글로벌 항공업계가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프리미엄 서비스의 본격 확대, 대형 항공사 간 인수·합병(M&A) 완료, 새로운 입국 규제 도입 등은 여행객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진=AFP)
◇좌석·라운지 등 프리미엄 서비스 본격화

27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여행 할인 사이트 고잉(Going)은 2026년 전망 보고서에서 “기내 좌석·공항 라운지·직항 노선 등 프리미엄 경험이 수십년 만에 최고 수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메리칸항공, 제트블루, 사우스웨스트, 스위스항공 등 주요 항공사들은 수년간 준비해온 프리미엄 좌석과 라운지 서비스를 일부 기종이 아닌 광범위한 기단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항공사들은 세련된 공간을 선보이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고, 신용카드 회사들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추가 요금을 내거나 포인트를 사용하는 승객들은 비즈니스와 프리미엄 이코노미에서 더 넓고 안락한 좌석, 향상된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공항 라운지도 수가 많아지고 접근성도 높아졌다.

공항들도 이러한 추세를 따르고 있다. 평범한 체인점과 똑같은 좌석이 줄지어 있는 삭막한 대기 공간을 없애고, 지역 음식점과 소매점, 예술 작품으로 가득한 터미널, 다양한 좌석 옵션을 배치하며 다채로운 공간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일부 공항에는 야외 테라스까지 들어섰다.

이는 항공 여행이 그 어느 때보다 활성화한 영향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프리미엄 항공 수요는 일반석 수요 성장세를 지속적으로 상회하고 있다.

평등주의를 고수해온 사우스웨스트항공도 지난 1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프리미엄 좌석 판매를 시작했다. 아메리칸항공의 데본 메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6년은 그동안 발표한 계획들을 실행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 M&A 결실…유럽 여행 사전등록 필수

2026년은 글로벌 항공업계 주요 M&A가 결실을 맺는 해이기도 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을 완료하고 마일리지 프로그램 및 운항 스케줄 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에서 탈퇴하게 된다.

유럽에서는 에어프랑스-KLM이 SAS스칸디나비아항공 인수를, 루프트한자그룹이 이탈리아 ITA항공 완전 인수를 추진 중이다. 미국에서는 알래스카항공과 하와이안항공의 합병이 마무리된다. 내년 4월 예약 시스템 통합도 앞두고 있다.

지정학적 요인도 변수다. 유럽연합(EU)은 내년 4분기부터 유럽여행정보허가제(ETIAS)를 시행한다. 비자 면제 대상국 여행객도 사전 등록 후 약 23달러 수수료를 납부해야 한다. 한국 여행객도 적용 대상이다.

미국도 입국 규제를 변경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비자면제 프로그램 대상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전자여행허가(ESTA) 신청시 5년치 소셜미디어(SNS) 기록과 10년치 이메일 주소 제출을 요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내년엔 북중미 월드컵 개최로 입국 심사가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이 내년 1월 30일 만료돼 또다시 셧다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올 가을 셧다운 위기로 항공 관제 인력 운용에 차질이 빚어지며 승객 수만명이 지연·결항 피해를 겪었다.

◇양극화 심화로 저가 항공 수요는 정체될 듯

한편 여행 시장의 ‘K자형 양극화’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물가 상승이 여행 예산에도 계속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서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고소득층의 지출 증가율은 2.6%인 반면, 저소득층은 0.6%에 그쳤다. 임금 상승 정체와 경기 불확실성이 저소득층 지출을 억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프리미엄 시장은 호황을 맞겠지만, 저가항공 등 이코노미 시장 성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됐다.

IATA는 내년 항공 여객 수송량이 전년 대비 4.9%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성장 예상치인 5.2%보다 낮은 수치로, 팬데믹 이후 ‘보복 여행’ 열풍이 진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진단이다. 다만 성장 속도가 둔화하더라도 흥미롭고 이색적인 신규 노선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CNN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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