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부' 힌턴 "일자리 대체 가속…업계, 안전보다 이익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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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2025년 12월 29일, 오후 06:58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인공지능(AI) 대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가 내년엔 AI가 더욱 발전해 일자리 대체가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명예교수 (사진=본인 제공)
힌턴 교수는 28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온’ 인터뷰에서 “내년에 AI가 더욱 좋아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며 “이미 콜센터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지만 앞으로 수많은 다른 직업을 대체할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AI의 발전 속도가 7개월마다 이전보다 두 배 빠르게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코딩 프로젝트는 예전에 1시간 걸리던 작업을 이제는 몇 분 만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힌턴 교수는 “몇 년 뒤에는 현재 한 달이 걸리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작업도 AI가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며 “그러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프로젝트에 필요한 인력이 매우 적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힌턴 교수는 실리콘밸리 AI 기업들이 안전보다 이익을 중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초기 오픈AI는 위험성에 매우 주의를 기울였지만, 점차 거기서 벗어나 안전보다는 수익에 중점을 두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메타는 언제나 수익에 매우 신경을 쓰고 안전에는 관심이 적었다”고 말했다. 챗봇 ‘클로드’를 운영하는 앤스로픽에 대해서는 “안전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회사일 것”이라면서도 “그들도 수익을 추구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정부의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했다. 힌턴 교수는 “최소한 챗봇을 출시하는 거대기업에 아동의 극단적 선택을 부추기지 않도록 철저한 테스트를 요구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어떠한 규제도 막으려고 하는데, 이는 정말 미친 짓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힌턴 교수는 AI가 의료, 교육, 기후변화 대응 등에서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지만, 위험성을 줄이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AI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해 추론과 같은 일이나 사람을 속이는 일에 더 능숙해졌다”고 말했다. AI가 자신의 목표 달성을 방해받는다고 판단하면 사람들을 속여 존재를 유지하고 작업을 완료하려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AI의 등장이 산업혁명 수준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혁명이 인간의 육체적 힘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면, AI는 인간의 지능을 무의미하게 만들 것이라는 것이다.

힌턴 교수는 지난 2023년 구글을 퇴사한 이후 AI의 발전이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고 반복해서 경고해 왔다. 그는 인터뷰에서 구글을 떠난 뒤 AI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느냐는 질문에 “아마도 더 걱정스럽다”고 답했다.

인공신경망과 기계학습 연구로 튜링상과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그는 ‘AI 대부’로 불리지만 현재는 AI 위험성을 경고하는 대표적 인물이 됐다. 그는 지난해 노벨상 시상식 이후 열린 만찬에서 “가까운 미래에 AI는 스스로 사람을 죽이거나 다치게 할 대상을 결정하는 끔찍한 새로운 바이러스와 치명적인 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새로운 존재가 통제권을 장악하려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제프리 힌턴 교수가 CNN 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CNN 방송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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