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 건물.(사진=AFP)
올해 들어 국제 유가는 17% 하락해 2020년 팬데믹 이후 최대 연간 낙폭을 기록할 전망이다. 산유국들의 공급은 늘어난 반면, 글로벌 수요 증가세는 둔화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 주요 기관들은 내년 원유 공급 과잉이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통상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OPEC 사무국조차도 소폭의 공급 초과를 예상하고 있다.
앞서 사우디와 동맹국들은 지난 4월 시장이 이미 충분히 공급되고 있다는 신호에도 불구하고 2023년부터 중단했던 원유 생산을 예상보다 빠르게 재개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들은 하루 220만 배럴 규모의 1차 증산분을 신속히 복원하기로 합의한 뒤 추가 물량도 단계적으로 재개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들어 증산 절차를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두 단계의 증산 계획 가운데 아직 하루 약 120만 배럴 규모의 물량은 재개되지 않은 상태다. 일부 국가들이 약속한 만큼 생산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OPEC+ 회의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상황에서 열린다. OPEC 회원국 베네수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봉쇄 조치로 원유 수송 유조선을 압류·추적당하며 유정 가동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석유 인프라와 유조선은 우크라이나의 공격 표적이 되었으며, 동맹국인 카자흐스탄도 피해를 입었다. 또 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예멘 내전 관련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사우디는 최근 UAE에 예멘에서 활동하는 무장세력 지원을 중단하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