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 따르면, 향후 금리인하 속도를 두고 위원들 사이의 의견 차이가 드러났다. 연준은 지난 9~10일 열린 회의에서 약화된 고용 시장 약화에 대한 완충장치 마련을 위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3.50~3.75%로 결정한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AFP)
대다수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경우 금리가 결국 추가로 인하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향후 FOMC가 어느 정도로, 또 어떤 시점에 금리 인하를 이어가야 하는지를 두고는 일부 위원들이 신중론을 제기했다. 회의록은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의 추가 조정 폭과 시기에 대해 일부 참석자들은 자신들의 경제 전망을 전제로 이번 회의에서 목표 범위를 인하한 이후 당분간 동결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회의록은 연준 내부의 분열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달 초 공개된 점도표(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점으로 표시에 분기마다 발표하는 표)에서 연준 위원들의 중간값 전망은 2026년 전체를 통틀어 단 한 차례의 추가 금리 인하였으나, 19명의 위원들 간 전망은 크게 엇갈리기도 했다.
이달 금리인하 결정을 두고도 찬반 의견이 팽팽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표결에서는 반대표가 3표 나왔는데, 이 가운데 2표는 금리 인하 자체에 반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븐 미란 이사로 추정되는 나머지 1표는 더 큰 폭의 인하를 주장했다. 3명의 반대표가 나온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은 이번 달 금리 인하를 지지했지만, 한 위원은 “결정이 매우 미묘한 균형 위에 있었거나,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선택도 지지할 수 있었다”는 의견을 냈다. 또 다른 위원들은 “올해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려는 연준의 노력이 정체됐다”는 이유로 12월 금리 인하에 반대했다.
현재 연준의 기준금리 목표 범위는 3.5~3.75%로,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도는 상황에서 추가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연준 내부에서 힘을 얻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지낸 패트릭 하커는 “연준은 이제 미세 조정 단계에 들어섰으며, 추가 인하가 있더라도 속도를 늦추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목적지가 정확히 어디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벽을 향해 그대로 돌진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일부 연준 인사들이 최근 연설에서 2026년 경제 전망을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하고 있는 점도 추가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들은 기업 친화적인 세제 변화와 관세 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 완화가 견조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실제 12월 회의 이후 발표된 추가 경제 지표들은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9월까지 3개월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는 연율 기준 4.3%의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실업률은 소폭 상승하긴 했으나, 고용이 붕괴됐다고 판단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1월 연준이 4회 연속 금리 인하에 나서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도이체방크의 매슈 루제티 미국 경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월 9일 발표될 12월 고용보고서가 크게 부진하지 않는 한 연준이 1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1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14.9%로, 동결될 확률을 85.1%로 반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