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CNBC,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진보 성향 민주당 의원들과 전미서비스노조 서부의료지부(SEIU-UHW)는 순자산이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인 부자들에게 재산세 5%를 일회성으로 부과해, 주 보건의료 재정 부족분을 메우는 데 사용하는 내용의 억만장자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사진=AFP)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주로 알려져 있다. 자산정보 분석업체 알트라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캘리포니아에는 약 255명의 억만장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미국 전체의 22%에 해당한다. 과세 대상으로 추정되는 명단의 최상단에는 순자산이 2562억달러(약 370조원)에 달하는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가 올라 있고 래리 앨리슨 오라클 창업자(2461억달러)와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2364억달러),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2251억달러),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1626억달러) 등도 포함됐다.
억만장자세 도입 추진에 IT 업계 거물들은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것을 고려하는 등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연쇄 창업가로 자산이 270억달러(약 40조원)에 이르는 피터 틸이 자신의 투자회사 ‘틸 캐피털’의 사무소를 다른 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캘리포니아 외 지역에서 체류 시간을 늘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 역시 플로리다주에 3개의 유한책임회사 설립하기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억만장자세에 대한 공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헤지펀드 퍼싱스퀘어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빌 애크먼 최고경영자(CEO)는 “캘리포니아가 자기파괴의 길로 가고 있다”며 “할리우드는 이미 쇠락했고, 이제 가장 생산적인 기업가들마저 세수와 일자리를 들고 다른 지역으로 떠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벤처캐피털인 소셜 캐피털의 차마스 팔리하피티야 CEO도 “해당 법안이 시행되면 주에서 가장 재능 있는 기업가들의 탈출을 초래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결과적으로 중산층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해당 발의안을 지지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뉴섬 주지사는 최근 몇 년간 부유세 도입에 반대해 왔으며, 2024년에는 유사한 부유세 발의안을 “부끄러운 조치”라고 비판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 주의회 산하 입법분석국과 재무부는 이달 초 해당 세금이 수백억 달러를 거둘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억만장자들이 주를 떠날 경우 매년 수억 달러씩 세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