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브라더스, 다음주 파라마운트 제안 또 거절할 듯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31일, 오후 02:01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가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수정된 1084억달러(약 140조원) 규모 적대적 인수 제안을 다음 주 또다시 거절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AFP)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파라마운트 측은 수정된 제안에서 데이비드 엘리슨 최고경영자(CEO)의 부친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의 개인 보증을 약속했다.

이달초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와 인수·합병(M&A) 거래에 합의한 지 불과 며칠 뒤인 지난 8일, 파라마운트는 주당 30달러에 워너브러더스 사업군 전체를 현금으로 흡수하는 적대적 인수 제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워너브라더스는 넷플릭스보다 “열등한 조건”이라며 이 제안을 거절했다. 특히 엘리슨 회장의 개인 보증이 없어, 즉 엘리슨 가문의 전면적인 자금 지원 약속이 없어 거래가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파라마운트는 엘리슨 회장이 1084억달러 중 404억달러(약 60조원)의 자기자본 조달분에 대해 ‘취소 불가능한 개인 보증’(irrevocable personal guarantee)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새로운 제안을 내놨다. 또한 파라마운트는 규제당국이 거래를 불허할 경우 지급할 위약금을 50억달러에서 58억달러로 올렸다. 넷플릭스가 인수 무산시 지급키로 한 위약금 수준에 맞춘 것이다.

다만 인수 가격 자체는 인상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파라마운트 측에 가까운 한 인사는 지난주 “수정 제안은 워너브라더스를 협상 테이블로 다시 끌어내기 위한 의도였다”며 “워너브라더스가 ‘성의 있는 태도’(goodwill)를 보인다면 파라마운트가 가격 인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워너브라더스 측은 여전히 넷플릭스와 체결한 830억달러(약 120조원) 규모 인수·합병(M&A) 거래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기업가치 제고와 전략적 측면에서 더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소식통은 다만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워너브라더스가 이미 진행 중인 넷플릭스와의 계약을 파기하고 다른 인수자를 선택할 경우 28억달러(약 3조 6000억원)의 막대한 위약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전문가들도 넷플릭스 측의 제안이 파라마운트의 제안보다 액면가는 낮지만, 자금 조달 구조가 더욱 명확하고 실행 리스크도 적다고 보고 있다. 파라마운트와의 합병은 디즈니를 넘어서는 거대 스튜디오를 탄생시킬 수 있지만, 케이블 TV 자산 통합 등 구조적인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파라마운트는 워너브라더스 이사회뿐 아니라 주주들을 상대로도 직접 설득에 나선 상태다. 워너브라더스 주주들은 파라마운트 제안에 응해 보유 주식을 내놓을지 여부를 내년 1월 21일까지 결정해야 한다. 이는 당초 시한인 1월 8일에서 연장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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