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재계, 13년 만에 中방문 보류…다카이치 후폭풍

해외

이데일리,

2025년 12월 31일, 오후 05:19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로 구성된 경제인 단체가 내년 1월 중국 베이징 방문을 보류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관련 발언으로 양국 간 외교 갈등이 격화한 탓이다. 아시아 최대 경제대국 간 경제·산업 교류가 냉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AFP)
3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중국 경제협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약 200명의 재계 인사로 구성된 일본 기업인 대표단이 내년 1월 20일로 예정돼 있던 방중 일정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중국 당국자들과의 면담을 잡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하며, 재추진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협회와 방문단 주최 측은 성명에서 “현재의 중국과 일본 간 관계 아래에서도 이번 대표단 파견을 성사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중국 지도자와의 면담을 포함해 중국 정부 기관과 충분한 교류를 확보하기가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양국 간 경제·산업 교류 촉진을 위한 연례 방문은 오랜 기간 이어진 관행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둘러싼 외교 위기로 관계가 악화했던 2012년을 제외하고 1975년 이후 매년 진행돼 왔다.

정치적 대치로 중단된 건 13년 만에 처음이다. 그만큼 중국이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에 큰 불만을 품고 있다는 의미로, 언제 재개될 것인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결코 작지 않다는 진단이다. 2012년 갈등 당시에도 방문이 연기됐지만 이듬해 결국 성사됐다.

이번 방문 중단 사례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다카이치 총리의 ‘잘못된’ 발언을 규탄하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중국 외교부의 린젠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에 해당 발언을 철회할 것을 거듭 촉구하며 “중국과 일본 간 정상적인 교류를 위한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지난 29~30일 대만을 포위하고 실사격을 포함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중국군은 대만 본섬 북부와 남부, 동부 공해상에 구축함과 전투기 등을 투입해 27발의 로켓탄을 발사했다.

이와 관련, 일본 외무성은 이날 “대만 해협에서 긴장을 높이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이번 훈련에 대한 일본의 우려를 중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국제사회에 있어 중요하다. (해당 지역) 동향에 대해 강한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며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해결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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