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지난해 12월31일 자로 버크셔의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1965년 버핏 회장이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한 이후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는 610만% 급등했다. 같은 기간 배당금을 포함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수익률 4만 6000%를 훌쩍 뛰어넘는 경이로운 성과다.
뉴욕 증시가 수차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해에도 버핏 회장은 끝까지 자신의 경영 철학을 고수했다. AI 열풍으로 빅테크 주식이 급등하는 가운데서도 그는 지난해 주식 매수보다 차익 실현에 힘을 쏟았다. 지난 9월까지 버크셔는 100억 달러(약 14조 7000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해까지 버크셔는 3년 연속 주식을 순매도할 전망이다.
버핏 회장은 잠재적 인수합병(M&A)을 위한 현금 비축을 택했다. 버크셔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 9월 기준 3817억 달러(약 552조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버핏 회장은 “오랜 시간 검증된 전략을 따르고 있을 뿐이다”며 “합리적 제안이 들어온다면 1000억 달러(약 147조원)를 투자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2000년부터 버크셔에 투자한 샘퍼 아우구스투스 인베스트먼트 그룹 최고투자책임자 크리스 블룸스트란은 “버핏은 지난 60년간 해온 것과 같은 방식으로 마지막 해를 마무리했다”며 “인내심을 가지고 기회를 포착해 회사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는 투자 방식이다”고 말했다.
◇4500만원에 산 집에 70년 거주…‘소탈한 갑부’ 버핏
1965년 버핏 회장이 버크셔를 인수하기 전까지 버크셔는 작은 섬유회사였다. 버핏 회장은 자동차 보험회사 가이코, 철도회사 BNSF, 버크셔 해서웨이 에너지 등을 인수해 버크셔를 100여개 자회사를 보유한 지주회사로 만들었다.
버핏 회장은 기업의 펀더멘털에 기반을 둬 주식을 고르고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버크셔는 보험 사업으로 확보한 현금으로 애플, 코카콜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쉐브론, 비야디(BYD) 등에 장기간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버핏 회장은 “남들이 탐욕을 부릴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하라”, “10년을 투자하지 않을 주식이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보유기간은 영원히” 등의 명언을 남겼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소박한 태도를 고수해왔으며 40년 넘게 연봉은 10만 달러로 유지하고 있다. 그는 매년 오마하에서 열리는 주주 행사로 전 세계 주주들을 끌어모으는 인물이기도 하다. 버핏 회장은 장기 투자 원칙을 삶에서도 실천했다. 그는 28세이던 1958년 3만 1500달러(약 4500만원)에 구매했던 방 5개짜리 2층짜리 주택에 아직도 살고 있다. 현재 이 집의 가치는 140만 달러(약 20억원)로 올랐지만 버핏 회장의 재산은 1490억 달러(약 215조원)로 불어났다. 그는 사는 집에 충분히 만족하기 때문에 굳이 이사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코카콜라와 맥도널드를 즐기는 ‘소탈한 갑부’ 버핏 회장은 총 600억 달러(약 87조원)를 기부해 존경을 받았다. 그는 지난 6월에도 한번에 60억 달러(약 8조원) 어치 주식을 기부했다. 버핏 회장 사후에도 유언에 따라 자녀가 자선 단체를 통해 재산 99.5%를 기부하기로 했다.
◇새해부터 그레그 에이블 체제…버핏 측근들도 물러나
1월 1일부터는 비보험 사업 부문을 이끌던 그레그 에이블 부회장이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버크셔를 이끈다. 95세의 버핏 회장은 CEO직에서는 물러나지만 회장직을 유지하며 버크셔 사무실에 출근해 당분간 에이블에 조언을 할 예정이다. 그는 자신의 버크셔 주식도 그대로 보유하겠다고 밝혔다.
에이블 부회장은 버핏 회장보다 더 적극적으로 회사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버크셔는 우량한 기업을 인수한 뒤 자율 경영을 보장해왔다. 에이블 부회장 역시 자율 경영을 존중하지만, 각 기업 경영진에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성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버핏 회장의 은퇴와 함께 버크셔 경영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오랜 기간 버크셔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해온 마크 햄버그 수석부사장은 내년 은퇴할 예정이다. 한때 버핏 회장의 후계자로도 거론됐던 포트폴리오 매니저 토드 콤스는 JP모건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40년간 보험 부문을 이끌었던 ‘버핏 회장의 오른팔’ 아지트 자인 부회장도 74세가 돼 후임자를 찾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