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다음은 어디?…트럼프가 겨냥한 국가들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06일, 오전 09:1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기습 체포한 이후 서반구 전역으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시사한 가운데, 그린란드, 이란, 쿠바, 멕시코, 콜롬비아가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고 BBC방송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일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관저에서 휴가를 보낸 후 워싱턴 DC로 돌아가는 길에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AFP)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른바 ‘돈로 독트린’(Donroe Doctrine)을 앞세워 서반구 전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위한 기습 군사 작전을 설명하며 ‘먼로 독트린’과 자신의 이름(도널드)을 합친 돈로 독트린을 천명했다.

먼로 독트린은 1823년 제임스 먼로 당시 대통령이 미국이 유럽 내정에 개입하지 않는 동시에 유럽 열강의 서반구 간섭 역시 용인하지 않겠다는 외교 원칙을 선언한 것이다. 먼로 독트린이 유럽 열강의 서반구 개입을 차단하겠다는 방어적 선언이었다면, 돈로 독트린은 한 발 더 나아가 서반구 문제를 미국이 직접 처리하겠다는 적극 개입 선언에 가깝다.

유럽과 중남미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리브랜딩한 돈로 독트린이 라틴아메리카에서 미국의 무력 개입 범위를 넓히려는 신호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작전 이후 “우리가 베네수엘라를 책임지고 운영할 것”이라고 밝히며 미군의 장기 주둔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또 최근 며칠 사이 자국 영향권 내 여러 국가를 공개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린란드…희토류·안보 요충지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개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국가에 대한 예측도 잇따르고 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곳은 미국 공군의 피투피크 우주기지가 위치한 그린란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대해 국가 안보 차원에서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미국 통제 방안을 다시 꺼내들었다. 그는 북극해 일대가 “러시아와 중국 선박으로 온통 뒤덮여 있다”고 주장하며, 그린란드가 희토류 광물과 북극 항로를 둘러싼 전략적 거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린란드 자치정부 수반 옌스 프레데릭 닐센은 이 같은 발상에 대해 “환상”이라고 일축하며, 국제법을 존중하지 않는 정식 절차 없는 압박과 병합 시도를 거부한다고 맞받아쳤다.

◇콜롬비아…마약·제재·군사 작전 위협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을 향해 “조심하라(Watch his ass)”고 경고했다. 콜롬비아는 석유와 금·에메랄드 등 자원이 풍부하고, 코카인 등 마약 밀매의 주요 거점으로 지목돼 왔다.

미국은 지난해 9월부터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선박 공습 작전을 벌이며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등에 마약 운반 혐의를 제기했고, 같은해 10월에는 페트로 대통령이 마약 카르텔을 “번성하게 놔뒀다”며 제재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원에서 페트로 대통령을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에 파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며 “그렇게 오래 (대통령직을 수행)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콜롬비아에 대한 군사 작전 가능성에 “나에게는 좋게 들린다(It sounds good to me)”고 답했다.

구스타보 페트로(왼쪽) 콜롬비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이란…시위 탄압 시 ‘강력한 타격’ 경고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이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더 많은 시위대가 죽으면 매우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과거처럼 사람들을 죽이기 시작한다면 미국에 의해 매우 거센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서반구를 겨냥한 돈로 독트린의 지리적 범위 밖에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해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대규모 공습 직후 이란 핵시설을 타격했으며, 추가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암시해 왔다.

그는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도 이란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다뤘다. 미 언론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올해 추가 공습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멕시코 및 쿠바…국명 변경·붕괴 예고 발언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첫 집권 당시부터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내걸었다. 또 지난해 재취임 첫 날엔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Gulf of America)으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최근에도 마약과 불법 이민이 “멕시코를 통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며 멕시코 카르텔이 “매우 강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자국 영토 내 미군 행동을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쿠바의 경우 1960년대부터 미국의 제재가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개입은 필요 없을 것”이라며 “쿠바는 곧 무너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쿠바는 이제 수입이 없다. 모든 수입을 베네수엘라와 그 석유에서 얻었다”며 베네수엘라 석유 공급 축소가 쿠바 정권을 크게 흔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베네수엘라는 쿠바 석유 공급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BBC는 부연했다.

쿠바계 이민자 출신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역시 오랜 기간 쿠바의 정권 교체 필요성을 촉구해 왔다. 그는 “내가 하바나에 살면서 정부에 있었다면 적어도 조금은 걱정했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할 때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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