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 부과에도…베트남, 수출 견조에 작년 GDP 8% 성장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06일, 오후 07:14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베트남 경제가 지난해 8% 성장해 전년도 보다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미국의 관세 정책에도 베트남의 대미 무역흑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견조한 수출에 힘입은 것이다.

베트남 북부 최대 항구도시 하이퐁의 항구.(사진=AFP)
6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베트남 통계청(GSO)은 전날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8.0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7.09%) 보다 성장률이 1%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8월부터 부과된 미국의 관세와 반복적으로 발생한 홍수 피해에도 성장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로이터는 평했다.

특히 4분기 성장률은 전년 대비 8.46% 성장으로, 수정된 3분기 성장률 8.25%보다 높아 연중 가장 강한 분기 성장률을 기록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연간 성장 목표를 8% 이상으로 설정했다. 베트남의 지난해 총수출은 약 47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미국으로의 수출이 1530억 달러에 달해 종전 최고치인 2024년의 1195억 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그 결과 베트남의 대미 무역흑자는 지난해 약 1340억달러를 기록했다. 직전 해 기록한 이전 최고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 통계청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의 대미 무역흑자는 이미 지난해 9월 기준으로 1295억 달러에 도달해 2024년 한 해 전체의 대미 무역흑자 1235억 달러를 넘어섰다. 베트남 측 수치는 통상 미국 통계보다 보수적으로 집계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베트남은 전자제품, 섬유, 신발 등 다양한 제품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 애플, 나이키 등 해외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에서 들여온 부품과 원자재를 활용해 베트남에서 제품을 조립한 뒤 주로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베트남의 중국산 수입은 지난해 186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년도 1442억 달러에서 급증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제품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과정에서 베트남이 ‘환적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미국은 관세 회피를 목적으로 하는 환적으로 판단하는 물품은 최고 40%의 추가 관세와 관련 업체 등에 대한 벌금이나 과징금을 부과하나 백악관은 무엇을 불법 환적으로 간주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아직 제시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성장세는 수출뿐 아니라 내수 소비와 인프라에 대한 정부 지출 증가에도 힘입었다.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성장 모델에서 벗어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2025년 산업 생산과 소매는 각각 9.2% 증가했다.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48% 상승했으며 2025년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3.31%였다. 2025년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은 9% 증가한 276억 달러를 기록했고, 향후 투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외국인 투자 약정액은 전년과 거의 비슷한 384억 달러였다.

다만 강한 성장을 보여줬음에도 2021~2025년 연평균 성장률은 6.25%로, 공산당이 설정한 해당 기간 연평균 성장 목표인 6.5~7%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받은 2021년 성장률이 저조했던 탓이었다. 정부는 이달 말 열릴 예정인 당 대회에서 2026~2030년 기간 동안 연간 최소 1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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