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 사이에서 ‘무력감’과 ‘허무주의’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성장 동력이 식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알파세대가 성인이 되는 20년 뒤엔 세계 경제 잠재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중국 바이두)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최근 중국 알파세대 초·중학생들 사이에선 “끝났다”, “망했다”, “죽었다” 등과 같은 인터넷 유행어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일상 대화뿐 아니라 학교 시험 답안에서조차 이런 표현이 다수 등장한다.
현대 중국 언어를 연구하는 가나가와대학의 쟈하이타오 특임 조교수는 “단순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밈’으로 치부할 수 없다. 체념과 냉소가 뚜렷하게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역시 이러한 현상을 우려해 지난해 9월부터 온라인상 ‘허무주의적 발언’에 대한 단속에 나선 상태다.
알파세대는 바로 한 세대 위인 Z세대(1997~2012년생)로부터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 중국 Z세대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부모가 사준 스마트폰을 통해 중국판 틱톡 ‘더우인’이나 동영상 플랫폼 ‘콰이쇼우’ 콘텐츠에 몰입한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스스로를 ‘쥐 인간’이라 부르는 젊은이의 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 수억건 조회수를 기록하며 크게 유행했다. 영상 속 주인공은 일하지 않고 집에 틀어박힌 채 배달 음식을 먹으며 일상을 보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쥐 인간(RatMan) 해시태그는 지난해 4월 기준 약 20억회 조회수를 기록했고, 절반인 10억회가 더우인에서 발생했다.
닛케이는 “많은 젊은이가 쥐 인간에 공감하며 피로와 냉소가 새로운 정체성처럼 소비됐다”며 Z세대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알파세대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중국 청년 세대는 쥐 인간이 유행하기 전엔 ‘탕핑’(평평하게 누워 있기), ‘바이란’(자포자기하기)이라는 용어로 무기력함을 표출했다.
사회 전반에 팽배한 ‘과잉경쟁’에 대한 피로감이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의 16~24세(학생 제외) 실업률은 약 20%에 달해 사상 최고 수준이다. 2023년부터 SNS을 중심으로 “졸업식이 장례식”이란 비관론이 확산한 배경이다.
◇OECD “20년후 中성장 1% 하회…세계도 1%대 추락”
중국은 한때 세계 최대 경제 성장 엔진이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3~2021년 세계 성장률의 약 40%를 중국이 견인했다. 알파세대의 부모들은 1980년대 ‘한 자녀 정책’ 영향을 받은 최초 세대이기도 하다. 이들은 도시로 나가 치열한 경쟁 끝에 재산을 축적했다.
그러나 지금은 양상이 다르다. 랴오닝성 다롄의 쑨모(42)씨는 “요즘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자가용을 타는 게 당연하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한다는 개념 자체가 약해졌다”며 “좋은 대학, 좋은 직장으로 이어지는 성공 공식이 이젠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년 뒤 중국의 잠재성장률이 1% 아래로 떨어지고, 2070년대에는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경제 성장률 역시 20년 뒤 1%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됐다.
◇스마트 농업인 양성 등 새 성장모델 모색
중국은 농업→제조업→서비스업으로 축을 옮기는 기존 발전 모델을 대체할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쓰촨성 청두의 서쪽에 위치한 충라이시가 추진 중인 ‘신농업인’ 양성 프로젝트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디지털 기술을 익힌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드론과 위성정보를 활용한 스마트 농업 교육과 지원을 실시하고, 이들을 지역 산업의 새 주체로 키운다는 목표다. 과거 해안 도시로 몰려가 부를 추구했던 부모세대와 달리 ‘내향형 성장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선진국에선 ‘조용한 퇴직’(quiet quitting) 현상이 확산 중이며, 인도와 같은 신흥국들도 저성장 시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중국에서 싹트는 허무주의가 알파세대를 지배한다면 세계 전체의 활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