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축출에 부채 재조정 기대…베네수 국채 27% 급등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06일, 오후 05:24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을 체포하면서 베네수엘라 국채 가격이 27% 넘게 올랐다. 마두로의 축출로 인해 국가 부채 재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사진=AFP)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17년부터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인 2027년 만기 베네수엘라 국채는 이날 달러당 33센트에서 42센트로 27% 넘게 급등했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롤레오스 데 베네수엘라(PDVSA)의 채권 가격도 치솟아 2035년 만기 채권이 26센트에서 33센트로 27% 가까이 올랐다.

미국은 2019년 PDVSA의 석유 판매에 대한 제재를 도입하고 베네수엘라 채권 매입을 금지했다. 이후 2023년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여·야 대표단의 2024년 공정 대선 이행 합의를 계기로 제재를 해제했으나 마두로 정권의 확고한 국가 장악으로 베네수엘라 채권은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1년 전까지만 해도 베네수엘라 국채은 달러당 16센트에 거래됐으나 지난해 10월부터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마두로의 체포·압송 소식이 가격 상승에 더욱 힘을 실어준 것이다.

영국 윈터브룩 캐피털의 에드워드 코웬 최고경영자(CEO)는 “베네수엘라는 깊은 동결 상태에서 벗어나 다시 시장으로 복귀했다”며 “부실채권·신흥국 투자자 중심이던 시장이 앞으로는 더 폭넓은 신용, 석유, 주류 투자자들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대감과 달리 부채 재조정 과정은 지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알레호 체르윙코 미주 신흥시장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속적인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되고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은 부채 재조정, 베네수엘라의 상환 능력에 대한 가시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채권 가격의 추가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PDVSA는 액면가 기준 약 600억달러 규모의 채권에 대해 디폴트 상태이나 PDVSA의 기타 채무, 양자 간 대출, 국제 중재 판정 등을 모두 포함한 베네수엘라의 총 대외부채는 누적 이자와 법원 판결 등에 따라 약 1500억~17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약 40억달러는 미주개발은행(IDB)과 중남미개발은행(CAF) 등에 대한 채무이며, 중국에 대한 양자 부채는 약 130억~150억 달러로 JP모건은 추정했다.

씨티는 방대한 부채 규모, 극도로 분산된 채권자 구성, 그리고 법적 쟁점과 미국 제재가 얽혀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수년에 걸쳐 다중 경로를 통한 걸친 합의 프레임워크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베네수엘라의 부채 재조정은 2012년 그리스의 부채 재조정만큼이나 매우 복잡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은 체제 전환 이후 국내총생산(GDP)의 정상화 속도와 석유 생산 회복 속도가 부채 재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부연했다.

베네수엘라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컬럼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에드 알후세이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정부가 부채 재조정을 신속히 추진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이는 미국 석유회사들이 베네수엘라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그는 채권 가격이 여기서 얼마나 더 상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했다. 그는 “이제 대화가 시작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이 상황에서 추가로 얼마나 더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가’라는 매우 타당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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