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CE요원, 미네소타 이민단속중 여성 운전자 총격 사살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08일, 오전 08:14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운전 중이던 여성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직후 연방정부와 지방 당국의 발표 내용이 엇갈리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AFP)
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DHS)는 이날 성명을 통해 ICE 요원들이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단속 작전을 수행하다 37세 여성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발표했다.

국토안보부의 트리샤 맥러플린 대변인은 ICE 요원이 자신과 동료의 생명, 공공안전을 우려해 테러 행위에 ‘방어 사격’(defensive shots)을 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작전 수행 도중 폭도들이 요원들을 막기 시작했고, 폭도들 중 한 명이 자신의 차량을 무기화해 요원들을 차로 덮쳐 살해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현장을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에는 혼다 파일럿 차량이 주택가 도로를 막고 있고, 마스크를 쓴 요원들이 차량에 접근하는 장면이 담겼다. 차량은 잠시 후 후진했다가 전진했고 이때 한 요원이 근거리에서 여러 발 총격을 가했다. 영상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했다. 사망한 여성은 37세로 정확한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맥러플린 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법 집행 기관에 대한 무분별한 공격을 부추기고 조장하는 성역의 정치인들이 요원들을 끊임없이 공격하고 악마화한 결과”라고 규정했다. FT는 “민주당 소속 지도자들은 ICE의 강제 단속 활동에 강하게 반대해왔다”고 부연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선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목숨을 잃어 대규모 시위가 촉발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플로이드가 사망한 장소에서 불과 1마일(약 1.6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국토안보부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해당 영상 클립을 게시하며 “차량을 운전하던 여성은 매우 무질서하게 공무집행을 방해하고 저항했으며, ICE 요원을 폭력적이고 고의적이며 악의적으로 차로 들이받았다”며 “해당 요원은 자기 방어 차원에서 그녀를 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브라이언 오하라 미니애폴리스 경찰국장은 숨진 여성이 머리에 총격을 당했으며, 현장에서 응급처치가 시행된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고 전했다. 오하라 국장은 “해당 여성이 법 집행 활동 대상이었다는 정황은 없었다. 비무장 상태의 일반 여성이 차량 안에서 총에 맞은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현재 연방수사국(FBI)과 미네소타주 당국이 공동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 제이컵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도 국토안보부 발표에 대해 “자위 행위로 포장하려는 정부의 왜곡”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직접 영상을 봤다. 완전한 허위 주장”이라며 “무모하게 권한을 남용한 ICE 요원에 의해 한 사람이 죽게 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프레이 시장은 “ICE에 전한다. 미니애폴리스를 떠나라. 이 도시에 안전을 가져온다고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더이상 도시에서 추가적인 비극이나 파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하고 합법적인 방식으로 시위가 진행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소속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도 “영상을 봤다. 정부의 선전(propaganda)을 믿지 말라”며 “주정부는 완전하고 공정하며 신속한 수사를 통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FT는 “이번 사건은 트럼프 행정부와 미네소타주 민주당 소속 주·지방 당국 간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발생했다”고 짚었다. 이틀 전 월즈 주지사는 복지기금 사기 사건과 관련된 연방 수사로 차기 주지사 선거 불출마를 발표하고 3선 도전을 포기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부패 스캔들을 이유로 “미네소타에 대한 연방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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