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군 최고 지휘관 제니 캐리그넌 국방참모총장. (사진=AFP)
대규모 민방위군 창설 계획은 캐나다 언론이 지난해 5월 30일자로 작성된 9쪽짜리 국방부 내부 문서를 입수하면서 공개됐다. 문서 작성 당시엔 초기 구상 단계였으나 지난해 하반기를 거치며 계획이 구체화됐다.
핀란드·스웨덴의 ‘총체적 방위’(total defence) 모델을 참고해 현재 3만명 미만인 예비군을 10만명으로 늘리고 추가로 30만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보조 전력’을 구성, 캐나다에 대한 군사공격이나 재앙적인 자연재해 발생시 대비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캐나다군은 정규군 6만 7000명, 예비군 2만 7000명이다. 세계 2위 면적의 영토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캐나다군 최고 지휘관 제니 캐리그넌 국방참모총장은 “예비전력 확대를 포함한 군의 현대화 노력의 일환”이라며 “16~65세 캐나다 국민이면 누구나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특히 중장비 운영자, 드론 조종사, 사이버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정부도 향후 5년간 820억캐나다달러를 국방예산으로 투입하고, 2035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5%를 방위에 사용하겠다고 공언하며 보조를 맞추고 있다. 필리프 라가세 캐턴대 교수는 “캐나다가 지금과 같은 유형의 위협에 직면한 적은 없었다”며 “이제는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방위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캐나다 국방부는 미국발 난민 유입 가능성과 미국 내 정치 혼란 사태가 국경을 넘는 상황까지 대비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이 집권하는 주에 군대를 파견하고 법무부를 이용해 정적들을 기소하는 시나리오를 설정해 정기적으로 대응 계획을 업데이트하는 방식이다.
러시아나 중국이 캐나다의 에너지·수자원 인프라를 공격해 북미의 군사 대응을 묶어 놓는 상황, 적대국 중 하나가 발트해 연안 국가나 대만을 공격하는 시나리오도 가정하고 있다. 캐리그넌 참모총장은 “우리는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한다. 자주 발생하는 사이버 공격에도 끊임없이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적국에 대한 자극, 취약점 노출 등을 피하기 위해 모든 시나리오가 공개되진 않았다. 하지만 비현실적일지라도 ‘미국으로부터의 침입’ 가능성 역시 비상계획에서 배제되지 않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마르코 멘디치노 전 캐나다 공공안전 장관은 “정부는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와 선택지를 검토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병합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요”, “가능성이 매우 낮다”라고 공식 답변했다. 하지만 캐나다는 이번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그린란드를 미국 땅으로 만들겠다는 야욕도 실행으로 옮기고 있는데, 그린란드 점령은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과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발언이어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캐나다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를 미국에 병합하기 위해 경제적 압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시사한 시점과 거의 동시에 민방위 역량 구축 논의를 시작했다”며 “지난 3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엔 보다 적극적으로 계획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캐나다 내부에선 ‘미국과의 관계가 되돌릴 수 없이 변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