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데…美, 베네수엘라 원유 탐내는 이유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08일, 오후 02:25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미국이 세계 최대 규모로 석유를 생산하고 있음에도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미 기업의 정유 시설이 중질유에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정유시설. (사진=AFP)
WSJ에 따르면 미국은 하루 2000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하는 세계 최대 산유국이지만, 중질유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정유시설을 거치는 원유의 40%는 수입산이며, 수입 원유의 90%는 중질유다.

휘발유, 경유, 항공유, 아스팔트 등 다양한 석유 제품에 필요한 최적 배합을 위해서는 경질유 뿐 아니라 중질유가 필요한데, 셰일 가스 혁명 이후 밀도가 낮은 경질유 공급이 급증해 상대적으로 중질유가 부족해진 것이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과잉 경질유는 한국·인도·중국·유럽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특히 멕시코만 연안 정유 시설들은 대부분 수십년 전 캐나다와 멕시코, 베네수엘라 등지에서 수입했던 무거우면서도 산성이 높은 중질유를 가장 효과적으로 처리하도록 설계됐다. 미 석유화학제조업협회에 따르면 미국 정유시설의 70%는 중질유 처리에 최적화되어 있다. 중질유 중심의 정제 시설은 멕시코만에 집중되어 있는데, 미국 최대 정유시설 10곳 중 9곳이 이곳에 있다.

2020년 이후 미국은 중질유 대부분을 캐나다에서 수입하고 있다. 2000년만해도 캐나다·멕시코·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 비중이 비슷했으나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제재를 가하면서 베네수엘라로부터의 수입량이 급감했다.

미국이 지난 3일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이후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 방안부터 서둘러 수립한 것도 중질유 확보를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은 제재 대상었던 베네수엘라산 원유 3000만~5000만배럴을 확보해 시장에 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산 중질유를 미국산 경질유와 혼합해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최근 “멕시코만 연안의 미 정유 시설은 중질유 정제 능력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전세계적으로 중질유 부족 현상에 따라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시설을 개발할 여지만 주어진다면 엄청난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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