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농민들이 유럽연합(EU)·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 대응과 럼피스킨병 발생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8일(현지시간) 트랙터들이 프랑스 파리 개선문 앞에 주차돼 있다. (사진=로이터)
에펠탑 앞에는 농민 약 20명과 트랙터 약 10대가 집결했다. 개선문 앞에도 약 10대의 트랙터가 모였으나 경찰에 포위돼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시위대는 파리로 이어지는 13번 고속도로 일부를 한때 차단하기도 했다. 보르도 인근에서는 약 40대의 농기계가 유류 저장소 접근로를 봉쇄했다.
일부 트랙터에는 “메르코수르 반대”라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CR의 베르트랑 방토 회장은 BFM TV에서 “우리는 파괴하러 온 게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건 하원 의장, 상원 의장 면담”이라며 정부와 의회가 농민들의 불만을 제대로 듣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농민들은 이번 FTA가 체결되면 농업 대국 브라질 등에서 값싼 농산물이 유입돼 불공정 경쟁을 초래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EU-메르코수르 협정이 체결되면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한다. EU는 자동차, 기계, 와인 등을 남미에 더 많이 수출할 수 있게 된다.
방토 회장은 “메르코수르는 이미 끝났다”며 협정이 사실상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들어갔고 이 과정에서 농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진행될 모든 것은 허울일 뿐”이라고도 덧붙였다.
CR은 이날 오전 10시 하원 앞에서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했으나 경찰청이 접근 금지 명령을 내렸다. 모드 브레종 정부 대변인은 라디오 프랑스 앵포에 출연해 “13번 고속도로를 차단하거나 국회 앞까지 진입하려는 시도는 불법”이라며 정부가 이런 상황을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민들은 FTA 외에도 결절성 피부병으로 알려진 소 전염병 확산에 대응한 정부의 소 도축 결정에도 불만을 품고 있다. 지난달 말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농민들을 만나 무역협정과 소 도축 문제를 논의했다.
유럽 내 대표적 농업 국가인 프랑스는 여전히 이 FTA에 반대 입장이다. 니콜라 포르시에 대외무역 담당 장관은 이날 라디오 프랑스 앵포에 나와 “메르코수르 협정에 찬성표를 던지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며 “프랑스의 축산업 같은 특정 농업 분야를 희생하거나 위험에 빠트리는 건 절대 불가능하다”고 정부 입장을 강조했다.
메르코수르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가 정회원인 남미 경제공동체다. EU와는 1999년 FTA 논의를 시작했다. 프랑스를 비롯한 EU 내 농업 국가들의 반대로 장기간 논의가 이어진 끝에 9일에서야 FTA 서명 안건을 두고 회원국 투표가 이뤄진다.
그러나 최근 투표의 캐스팅보트를 쥔 이탈리아가 FTA 찬성으로 돌아서며 안건이 가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벨기에 농민들도 지난해 12월 약 1000대의 트랙터를 몰고 브뤼셀에 진입해 FTA 반대 시위를 벌인 바 있다.
프랑스 농민들이 유럽연합(EU)·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과 럼피스킨병 발생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8일(현지시간) 트랙터 한 대가 프랑스 파리 국회의사당 앞에 주차돼 있다. (사진=로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