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AI 칩 제작사들의 수요 급증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엔비디아, AMD, 구글 등은 AI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대규모언어모델(LLM)처럼 메모리를 많이 쓰는 AI 모델은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빠른 연산능력을 갖췄어도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속도)이 부족하면 GPU의 연산능력을 따라가지 못한다. 이에 AI 칩에 필요한 고대역폭 메모리(HBM)는 노트북·PC 등에 쓰이는 램보다 높은 성능이 요구된다.
문제는 AI 칩과 함께 쓰이는 HBM 1비트를 만들면 일반 D램 3비트를 만들 수 없다는 점이다. 이른바 ‘3대 1’ 구조다. 엔비디아의 경우 GPU 주변에 초고속 HBM을 다층 구조로 탑재한다.
현재 글로벌 램 시장을 3분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AI 데이터센터·서버에 대한 공급을 우선시하고 있다. HBM이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고 대규모 장기 주문이 대부분이어서 세 업체 입장에선 스마트폰이나 PC 업체에 공급하는 메모리 공급을 뒤로 미루는 게 유리한 상황이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말 소비자용 PC 빌더 대상 메모리 사업을 아예 서버·AI용 제품으로 돌리겠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 사업총괄 수밋 사다나는 CNBC 인터뷰에서 “AI 시장의 폭발적인 메모리 수요가 전체 산업 공급 능력을 훨씬 넘어섰다”며 “HBM을 한 단 제조할 때마다 기존 범용 메모리 3단의 생산을 포기해야 하는 ‘3대1 구조’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PC, 스마트폰, 게이밍 등이 심각한 메모리 칩 부족 사태를 겪고 있고, 이는 램 가격은 폭등으로 이어졌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노트북 가격에서 메모리 비용이 차지하는 지난해 상반기 10~18%에서 최근 20% 수준으로 확대했다.
미국 기술 스타트업 주스랩스의 공동창업자이자 기술책임자인 딘 빌러는 지난 5일 소셜미디어(SNS)에 “몇 달 전 256기가바이트 램을 장착할 때 300달러였는데, 수개월 뒤 3000달러가 넘어갈 줄 누가 예상했겠는가”라고 적었다.
델 테크놀로지스의 제프리 클라크 최고운영책임자는 “메모리 가격 인상이 결국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메모리 가격이 폭등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매출과 주가는 치솟고 있다. 마이크론 주가는 지난해 대비 247% 올랐으며, 순이익도 최근 분기에서 3배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해 사상 최초로 20조원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며 올해 생산분 전량을 이미 수주 완료했다고 지난해 10월 공시했다.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CES 기자회견에서 “AI 수요가 매우 커 모든 HBM 공급업체가 생산 확대에 나섰다”며 “궁극적으로는 더 많은 메모리 공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의 사다나 사업총괄은 “현재 일부 고객사의 중기 메모리 수요 중 최대 3분의 2만 충족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이시(아이디호)와 뉴욕주 클레이에 신규 팹을 건설 중이지만 본격 가동은 2027년 이후”라며 “현재로선 2026년 생산분은 이미 모두 판매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