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수익 압류 차단·제재 완화…美, 베네수엘라 개방 속도

해외

이데일리,

2026년 1월 11일, 오전 11:11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 수익금에 법원이나 민간 채권자 등 제 3자의 접근을 차단했다. 베네수엘라가 1500억달러(약 219조원) 규모의 빚을 지고 있는 가운데 채권자들의 소송을 막고 미국 정부가 원하는 방식으로 해당 자금을 집행하기 위해서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도 추가로 해제해 민간 자본이 베네수엘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재무부 계좌에 예치된 베네수엘라 원유 수익을 압류나 사법 절차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서명한 행정명령은 원유 수익 자금이 베네수엘라 정부의 자산으로 민간인이나 기업의 소유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허가 없이는 어떤 방식으로든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행정명령에는 “이 자금은 미국 내에서 상업적 용도로 사용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사용되지 않을 것이며, 외교적·공공 목적에 따라 관리된다”며 “원유 수익금이 베네수엘라의 평화와 번영 및 안정을 조성하는 데 사용돼야 한다”고 명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가 제재 때문에 팔지 못하는 원유를 양도받아 국제시장에서 판매한 뒤 그 수익을 재무부 계좌에 두고 미국과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엑슨모빌과 코노코필립스 등 미 석유 기업이 과거 베네수엘라에 진출했다가 석유 사업 국유화 등으로 수십억 달러의 채권을 회수하지 못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원유 수익 자금으로 기업의 채권 손실을 보상하지 않는다는 점을 못박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석유 인프라에 1000억달러(약 146조원)를 투자하기를 제안했으나 기업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런 우즈 엑슨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석유 기업 간담회에서 “현재로선 베네수엘라는 투자하기 적합하지 않은 나라”라며 “우리는 그 곳에서 자산을 두 번이나 압류당했다. 세번째로 재진입하려면 현재와는 다른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제재 해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에 동결 중인 49억달러(약 7조원) 상당의 베네수엘라 특별인출권(SDR)을 달러로 전환해 경제 재건에 사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은행 과도 베네수엘라 지원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국제 은행 및 채권자들은 미국의 제재로 베네수엘라 정부와 어떤 협상 및 거래도 할 수 없어 대규모 베네수엘라 부채 구조조정이 막혔다고 호소해왔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국영 석유회사 PDVSA가 발행한 채권만 1000억달러(약 146조원), 엑슨모빌 등 베네수엘라 정부에 의해 자산이 몰수된 기업들 관련 채권이 200억달러(약 29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민간 자본이 베네수엘라에 진출하려면 부채 구조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베선트 장관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추가 제재를 언제 해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르면 다음 주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제재를 해제할 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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